
한국 여자 축구가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썼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희영과 지소연의 결승골에 힘입어 홈팀 중국을 2-0으로 격파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 부산, 2006 도하 대회에서 모두 4위에 그치는 등 그 동안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도 메달을 따내지 못했던 한국은 첫 메달을 수확하는 감격을 누렸다. 지난 20일 북한과의 준결승에서 연장 혈투를 치러 1-3으로 패하며 정신적 피로가 쌓인 상황에서도 얻어낸 성과다.
중국은 반드시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듯 조별리그에서 골맛을 봤던 마준(2골), 쿠산산(3골) 등 공격적인 선수 기용으로 한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른 시간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2분 박은정이 아크 앞에서 수비 사이로 전진 패스한 것을 박희영이 뛰어들어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었다.
한국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19분 박은정의 헤딩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크로스바 위로 지나간데 이어 23분 김수연의 슈팅을 중국 골키퍼가 어렵게 펀칭하는 등 상대 진영을 흔들었다. 24분에는 홍경숙이 코너킥을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도 골문 앞을 지키던 쉬위안의 몸에 맞고 나왔다.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가 계속되던 전반 37분 '지메시' 지소연이 킬러 본능을 발휘했다. 전가을의 패스를 받은 지소연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드리블을 하다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오른쪽 모서리 골망을 흔들었다. 북한과 4강전에서 침묵했던 지소연의 속죄포였다.
후반, 뒤지고 있던 중국의 반격이 매서웠다. 중국은 후반 초반부터 볼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연이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다.
밀리던 한국은 후반 17분 김수연을 빼고 김나래를 투입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후 후반 20분 권하늘의 오른발 슈팅 등을 시도하며 공격에 활기를 되찾았고 체력에 부담을 느낀 중국에게서 조금씩 흐름을 가져왔다.
후반 종반으로 넘어가자 중국이 마지막 힘을 내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진 중국의 공격은 매섭지 않았고, 또 한국의 수비수들이 몸을 던지며 중국의 공세를 모두 막아냈다. 결국 한국은 중국을 2-0으로 완파하며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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