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아이콘', 한국 축구의 '심장', 한국 축구의 '중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제 그를 월드컵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박지성이 없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상상이나 되는가? 지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박지성이 없는 월드컵은 상상할 수 없었다. 항상 월드컵에서 국민들에게 감동과, 한국인의 자긍심을 느끼게 해줬던 박지성이었다. 위기의 순간 한국을 구해냈던 '영웅' 역시 박지성이었다.
그런 박지성이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박지성은 26일(한국시간)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끝난 후 "나의 월드컵이 끝난 것이 아쉽다. 원정 16강이라는 의무는 지켰지만 여기서 멈춘다는 것이 아쉽다"며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고했다.
이어 박지성은 "대표팀은 올스타가 아니다. 팬들이 원한다고 해서 대표팀이 될 수 없다. 내가 대표팀에서 내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실력으로 대표팀이 되는 것이다. 팬들이 원한다는 것은 기쁘지만 팬들의 바람으로 대표팀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시 한 번 마지막 월드컵임을 강조했다.
믿기지 않지만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진짜 박지성의 마지막 월드컵이 됐다. 박지성을 다시는 월드컵에서 볼 없다는 것. 한국 축구에 큰 슬픔이자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슬픈 일이다. 섭섭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박지성을 곁에 더 두고 싶다.
하지만 언제까지 박지성을 곁에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언제까지나 박지성에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박지성의 어깨에 더 이상 무거운 짐을 올려놓을 수 없는 일이다. 박지성의 의지가 굳건한 만큼 이제 박지성을 그만 놓아주어야 할 때다. 우리의 이기적인 바람으로 박지성을 붙잡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 대표팀이 해야 할 일이 결정됐다. 박지성이 없는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제 2의 박지성을 탄생시켜야 한다. 박지성 없이도 단단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박지성이 만들어놓은 한국 축구의 위상과 자긍심을 이어가야만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이 그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박지성 보다도 더욱 일찍 유럽 무대에 진출했고, 박지성 보다도 더욱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배웠다. 제 2의 박지성이 탄생할 가능성이, 새로운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 등장할 희망이 크다.
이번 월드컵에서 보면 4년 후 월드컵에서는 이청용(22, 볼턴)이 박지성과 같은 역할을 할 것 같아 보인다. 박지성 나이에 첫 월드컵에 나왔고, 세계 강호들을 만나도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더욱 자신감에 차 그라운드를 누비던 모습은 꼭 박지성을 보는 것만 같았다.
기성용, 김보경 등 얼마만큼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큰 젊은 선수들이 많다.
최고 일 때 떠나겠다는 박지성을 이해하자. 그리고 제 2의 박지성을 차분히 기다려 보자. 떠나겠다는 박지성을 붙잡는 것 보다, 박지성이 없다고 슬픔에 잠기는 것 보다 현명한 방법이다. 박지성이 팬들에게 바라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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