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포수는 능구렁이도 돼야 하고, 투수가 흔들릴 때는 강하게 끌어주는 능력도 있어야 하는데, 그 녀석은 다 잘하더라고."
최근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의외의 인물' 양의지(23)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공수에서 맹활약하는 양의지를 볼 때면 대견하기까지 하다.
특히, 지난달 30일 넥센전에서 그는 하루에 홈런 2개를 쏘아올리는 등 불방망이를 휘둘러 사령탑은 물론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투수 리드도 좋아졌다.
김경문 감독은 그 당시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홈런을) 치면 기용할 수밖에 없잖아. 스스로 기회를 잡은 거라고 봐야 한다"라고 양의지를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이후에도 양의지는 주전 포수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투수 리드 뿐 아니라 화력에서도 곧잘 안타를 때려내면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15일 KIA전과 16일 롯데전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타율은 아직 3할1푼, 고타율이다. 홈런(3개)은 팀내 공동 1위, 타점(10점)은 팀내 4위, 4사구(8개)는 팀내 5위로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두산에서도 수준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삼진(12개)이 많은게 흠이지만, '옥에티' 정도다.
올 시즌 우승을 천명한 김 감독은 포수 포지션을 두고 양의지, 용덕한, 최승환, 이성열을 경쟁구도로 몰아넣었다. 고참예우도 없었다. 똑같은 훈련을 받게 하면서 동일선상에서 4명을 경쟁시켰고, 그 결과 현재 승리자는 양의지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양의지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전지훈련 때 잔부상에 고생하면서 그는 주전포수로 경기에 나서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양의지는 "사실 캠프 때 몸도 안좋았고, 컨디션이 별로 안좋아서 자신감이 없었다"며 "요즘에는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고 사령탑의 신뢰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양의지는 "경찰청 시절 많은 경기를 경험해본 것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하지만 (타격에서는) 운도 좋았다. 또 날씨가 춥지만 내가 그런 것에 신경쓸 처지가 아니지 않느냐.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군인정신으로 야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양의지는 두산의 2010년판 '화수분 야구'의 주인공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런 활약이 이어진다면 '신인왕' 타이틀도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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