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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피겨 '초등학생 돌풍' 김해진-박소연, 지금은 '김연아'...미래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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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제64회 전국남녀 종합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 부문에서 초등학생 돌풍을 일으킨 두 명의 피겨 꿈나무가 있다. 선배 언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당당히 시니어 무대에 나선 김해진(13, 관문초)과 박소연(13, 나주초)이다. 둘은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2월 전주 화산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91회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 여자 초등부 싱글A 경기에서도 김해진과 박소연은 각각 경기도와 전라남도 대표로 출전, 136.46점과 133.76점으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이들의 성적은 고등부와 대학부 여자 싱글A 우승자의 종합점수보다 많게는 30점 이상 차이를 보이며 한 단계 수준 높은 연기를 과시해 한국 여자 피겨의 유망주임을 거듭 확인했다.

■ 동갑내기 친구이자 좋은 라이벌

이미 지난해 트리플악셀(공중 3회전반)을 제외한 5가지 트리플 점프를 습득한 이들 둘은 올해 6학년이 된다. 7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배운 김해진이나 1학년 때 취미로 타기 시작하다가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선수로 진로를 결정한 박소연은 현재 학교수업은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훈련 외적인 시간을 쪼개 개인과외 형식으로 학업을 충당한다.

"그냥 나이 먹지 않고 계속 이 나이면 좋겠어요. 벌써 6학년이잖아요. 내년에 중학교 가야 하는데 너무 싫어요.(웃음) 지금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공부도 점점 어려워지는데 따라가야 하니까 힘들고..." (박소연)

"공부도 때가 있다면서 엄마가 피겨 못지않게 공부도 많이 강조를 하시는 편이세요. 오전에 훈련하면 오후엔 집에서 방문 학습지로 수업받지 못한 걸 보충해요." (김해진)

동갑내기 라이벌은 고민도 같지만 꿈도 같다. 김연아처럼 세계 1위가 되는 것,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다. 각자 제 음악에 맞춰 연습을 할 때는 서로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뒤질세라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지만, 스케이트를 벗으면 간식도 나눠먹고 수다도 떠는 동갑내기 친구가 된다.

김해진을 맡고 있는 한성미 코치(30)는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선수들간 치열한 경쟁심리는 상상 그 이상이라면서도 그나마 이들의 관계는 아직까지 순수한 면이 많다고 전했다.

"대표팀에서 둘이 가장 어리다 보니까 서로 의지하고 잘 어울리죠. (김)해진이는 작년 말에 대표팀에 들어와서 아직 언니들이랑 서먹서먹하거든요. (박)소연이가 많이 챙겨주죠. 아직 초등학생이잖아요. 어린 만큼 순진하고 영락없는 애들이죠."

■ 완벽하게-멋지게-자신있게

"5가지 점프를 할 줄 안다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니죠. 얼마나 완벽하게 해내느냐가 더 중요하잖아요. 연습하고 훈련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 실수 없이 할 수 있게 해야죠."

김해진은 아직 부족한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 등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연습만이 부족함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목조목 자신을 해부했다. 초등학생답지 않은 진지함이 인상적이었다.

전국선수권대회에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출전자 곽민정(수리고)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김해진은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우승 자체보다는 TES(기술요소)가 50점대를 넘었다는 점이 더 기뻤다고 털어 놓았다.

이 대회에서 총점 148.78점을 획득, 지난해 12월에 개최된 '2009 꿈나무 대회'에서 세운 종전 자신의 최고기록인 143.65점을 넘어섰다는 점도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매일 이어지는 연습으로 몸은 녹초가 되지만 스케이트를 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김해진은 배운 것을 제 것으로 소화하고 완성해가는 것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2008년 피겨 꿈나무로 인정받아 김연아와 동반 토론토 전지훈련에도 참가했던 박소연은 김연아의 모든 것을 닮고 싶다며 웃었다.

"연아 언니는 완벽하죠. 그 중에서도 얼굴 표정과 손동작 같은 건 정말 예술이잖아요. 그런 걸 따라하고 배우려고 노력해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연습 때보다는 실전에 더 강한 스타일이며 경기라는 걸 잊고 즐기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연은 또 한가지 장점을 표정연기라고 했다.

"심판들이 점수를 주시는 거잖아요. 점프나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얼굴이나 시선 같은 것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죠. 그래서 발레 동작도 연구하고 공부해요. 아무리 힘들고 아프고 실수를 해서 맘이 상했어도 끝까지 스마일을 유지해야죠."

■ 차세대 '피겨여왕'을 꿈꾸며

김연아는 2003년 전국종합선수권대회(당시 만 13세)에서 초등학생으로서는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뒤 그 명성을 지금껏 이어오며 한국 피겨사상 올림픽 첫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김연아라는 존재를 세상에 알린 그 대회에서 김해진이 우승, 그리고 박소연이 3위를 차지하면서 '제2의 김연아 탄생'에 대한 예감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이들의 발전 속도를 비교하면 김연아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피겨계가 바라보는 시선이다.

김연아도 그랬지만 이 어린 선수들의 공통점은 '타고난 재능' 뿐만 아니라 '남다른 열정과 노력', 그리고 '성실함과 밝은 성격'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쉽게 단언할 순 없다. 지금의 성장세가 쭉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꿈나무들 대부분이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슬럼프와 위기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성미 코치는 초등학생으로서 5종 점퍼가 가능하다는 것 자체는 희망적이라고 했다. 김연아 정도의 성공사례를 이룰 수 있는 기초는 다져놓은 상태라고 조심스레 밝혔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냉정하고도 가혹한 견해를 덧붙였다.

이들에게 이내 찾아올 사춘기를 어떻게 순조롭게 넘기느냐, 기술이 어느 순간 제자리에 머무를 수 있는데 그 기간을 얼마나 짧게 끊을 수 있느냐, 또 신체적으로 제2 성징을 겪으면서 극복해야 할 체중 관리라든가 그 외 많은 변화에 대해 얼마나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둘의 미래가 갈릴 것이다.

지금 '유망주'라는 말은 말 그대로 유망주일 뿐이다. 넘어야 할 과제와 위기와 변수는 하루하루 이름을 달리해 이들 앞에서 도전장을 내밀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해야 진짜 '제2의 김연아'가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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