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출혈'로 올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포항의 두 외국인 공격수 '데빡이' 데닐손(34)과 스테보(28)가 우즈베키스탄 분요드코르에 입단했다.
분요드코르는 지난 9일(한국 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전지훈련 소식을 전하면서 "3명의 선수가 팀에 합류한다. 포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브라질 출신 공격수 데닐손과 마케도니아 출신 스테보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훈련지에 합류한다"라고 전했다.
포항의 한 관계자도 둘의 분요드코르행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데닐손이나 스테보 모두 우리 구단과 재계약 의사가 없었다. 분요드코르를 비롯해 여러 구단에서 영입 제의가 있었고 구단도 이들을 대체하기 위한 자원 확보에 주력했었다"라고 사실임을 확인했다.
다만, 둘의 분요드코르 동반 입단에 대해서는 "조금 놀라운 일이다. 특히 데닐손은 가족 문제를 거론하며 UAE행을 강력히 원했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아쉽고 안타깝다"라며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 신흥 명문 클럽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요드코르는 지난 2005년 창단해 카리모프 대통령의 딸 굴라나 카리모바가 구단주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성장시킨 팀이다. 브라질,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240억원에,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를 180억원이나 주고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분요드코르는 지난해 포항과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두 번 겨뤄 1승1패를 했지만 합계 점수에서 4-5로 밀려 탈락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데닐손과 스테보는 2차전 홈 경기에서 각각 2골, 1골을 터뜨리며 4강 진출에 기여했는데 이 때 둘의 활약상을 눈여겨본 분요드코르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데닐손과 스테보는 지난해 포항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크게 일조하기도 했다. 특히 데닐손은 지난 2006년 K리그에 입문해 2008년 포항으로 이적, K리그에서의 4시즌 동안 107경기에 나서 44골 1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로 해외 구단들의 지속적인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클럽월드컵에서는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188cm의 장신 공격수 스테보는 2007년 전북 현대와 인연을 맺은 뒤 2008년 포항으로 임대됐다. 3시즌 동안 81경기에서 33골 15도움을 했다.
포항은 12일 풀백 최효진을 FC서울로 보내는 등 공격 능력이 좋은 이들의 잇따른 이탈로 고민을 떠안게 됐다. 그나마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K리그에서 활약하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았던 모따와 2년 계약을 맺어 이적 공백을 일부분 메울 수 있게 된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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