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승으로 시즌 다승부문 1위에 오른 조정훈이 롯데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모습을 보여줬다. 2009년 첫 가을야구의 선봉장으로서의 임무를 거의 완벽하게 수행했다.
뒤를 잘 막아준 계투진과 타선의 덕까지 보면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1승을 올림과 동시에 롯데에게 무려 3천271일만의 포스트시즌 승리를 안겼다.
조정훈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해 전매특허인 '포크볼'을 앞세워 반달곰의 화력을 틀어막았다. 최종성적표는 7.2이닝 5피안타(1홈런) 2사사구 7탈삼진 2실점. 롯데 타자들은 활발한 타격으로 그를 지원해 7-2로 승리를 거뒀고, 승리투수가 된 조정훈은 생애 최고의 감격을 맛봤다.
이날 조정훈은 포크볼을 앞세운 유인구로 4회말 2사까지 11타자를 범타와 4탈삼진으로 완벽하게 틀어막는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130km대 초반의 포크볼에 두산 타자들은 어김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실제로 볼배합 중 절반 이상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뚝 떨어졌다.
그가 경기 초반 내준 유일한 실점은 4회말 2사 후 김현수에게 얻어맞은 중월솔로포(비거리 130m, 포스트시즌 3호)가 유일했다. 특히 5회말 선두타자 최준석과 손시헌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는 등 2사 만루까지 몰렸지만, 이종욱을 삼진으로 솎아내는 장면은 이날 조정훈의 컨디션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경기 후반에도 조정훈의 구위는 살아있었고, 여전히 결정구로 꽂아넣는 포크볼에 반달곰의 발톱은 허공만 갈랐다.
다만, 8회말에 찾아온 고비서 진땀을 흘렸다. 조정훈은 4-1로 앞서던 8회말 1사 2루서 이날 침묵하던 고영민에게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4-2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그 상황에서 조정훈의 임무는 끝났다고 판단해 강영식으로 교체했다.
이후 강영식은 김현수에게 안타를 내줘 위기를 맞았지만 다시 긴급 투입된 임경완이 김동주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2사 만루서 대타 정수빈을 3루 땅볼로 잡아내 조정훈의 노력을 지켜줬다.
이날 롯데는 2000년 10월 15일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대구) 2차전 이후 무려 3천271일만에 가을야구서 승리를 달성했다. 그리고 그 승리의 선봉장으로 조정훈이 우뚝 섰다. 이제 롯데의 '차세대 에이스'는 조정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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