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30, 전북)의 기세가 조금은 주춤한 상태다.
이동국은 지난 7월18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2골을 넣은 후 8월30일 대전전이 돼서야 골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6일 제주전, 12일 서울전에 나섰지만 골은 성공시키지 못했다. 여전히 15골로 K리그 득점 1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시즌 초,중반 폭발적인 기세로 득점을 올려가던 이동국의 모습과는 대비되게 약간 움츠려들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과의 빅매치에서 이동국의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다. 태클도 서슴지 않으며 몸을 날리는 투혼, 수비를 따돌리며 뒷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는 날카로운 움직임,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체력 등 이동국에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6개의 슈팅을 때리며 90분간 서울을 위협했다.
하지만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동국은 결정적 찬스를 수 차례 놓치며 땅을 쳐야만 했다. 팀의 1-2 역전패로 이동국의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이동국의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 정신적 무장도 그대로다. 체력도 모자라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동국이 골이 침체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심리적인 문제였다. 이동국은 심리적인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조급함'이다.
이동국이 최근 침체하고 있는 시기가 한국 국가대표팀 평가전과 맞물린다. 2년여 만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이동국은 월드컵 출전의 꿈을 안고 무엇인가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 8월12일 파라과이전에서 전반 45분을 소화하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9월5일 호주전에서도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 없었다.
이동국에게 '조급함'이 생긴 이유다. 빨리 골을 넣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조급함'이 알게 모르게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동국은 국가대표 평가전을 치르고 온 후 침체에 빠지기 시작했다. 파라과이전을 끝내고 소속팀에 돌아온 후, 그리고 호주전을 마치고 돌아온 후 이동국은 심리적 조급함으로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 역시 이런 부분을 걱정하고 있었다. 지난 서울전이 열리기 전 만난 최강희 감독은 "몸상태, 정신력, 득점감각, 밸런스, 문전 움직임 등에서 이동국이 가라앉은 것이 아니다. 플레이 내용도 좋은데 골이 쉽게 터지지 않는다. 심리적으로 들쑥날쑥한 것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에 다녀온 후 심리적인 영향을 받았다. 대표팀에 처음 들어갈 때는 신인의 마음으로 들어갔고, 두 번째는 여유를 가졌지만 45분 출전은 무엇인가를 보여주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골을 넣지 못하니 조급함을 가지고 문전 찬스에서 서두르는 것이다. 이런 심리적 문제 때문에 소속팀에서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편안하게 하라고 말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심리적 조급함'은 누가 고쳐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동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스스로 빨리 이겨내야만 전북의 우승도, K리그 득점왕도, 그리고 태극마크도 이동국에게 더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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