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빚 갚으러 왔다.'
이승엽(33, 요미우리)이 친정팀 지바롯데를 상대로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첫 번째는 23연속타석 무안타의 부진에서 탈출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3년 전 도둑맞은(?) 홈런을 되찾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2일부터 지바롯데와 교류전 원정 2연전을 치른다. 이승엽이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기 전 몸담았던 팀이 바로 지바롯데다.
무엇보다 이승엽은 타격슬럼프 탈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5경기서 방망이가 내리 침묵해 23타석에서 안타 하나 치지 못했으니 자존심이 말이 아니게 상해 있다. 하루빨리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면 안타든 홈런이든 손맛을 봐야 한다.
또한 이승엽은 2006시즌 지바롯데전에서 잃어버린 홈런을 이번에 시원한 홈런포로 말끔하게 만회하고픈 욕심이 있다. 지난 2006년 6월 11일 지바롯데전에서 이승엽은 홈런을 날리고도 선행주자가 3루베이스를 밟지 않고 홈인했다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홈런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타 처리된 분한 기억이 있다.
한 가지 공교로운 사실은 '도둑맞은 홈런' 당시의 상대투수였던 와타나베가 2일 경기 선발 등판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연' 때문에 요미우리-지바롯데의 이번 교류전에 일본 언론들도 많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요미우리 계열사인 '스포츠 호치'는 2일자 보도에서 "지바롯데 하면, 3년전 악몽이 떠오른다. 2006년 교류전 당시 이승엽의 홈런 소동 등 불운이 잇따라 요미우리는 지바롯데에 6전 6패했고, 이로 인해 한풀 꺾인 요미우리는 결국 시즌 4위로 추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되새겼다.
물론 와타나베는 결코 만만한 투수가 아니다. '잠수함' 투수인 와타나베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한국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으며, 투구시 땅을 스치듯하는(땅과 팔의 거리 5cm 내외) 독특한 피칭 폼에서 나오는 완급 조절투는 일본 정상급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와타나베를 상대로 사실상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강한 면모를 보였기에 부진 탈출을 위한 좋은 상대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지난 5월말 세이부전에서 1무1패로 밀린 요미우리로서도 이번 지바롯데전에서 다시 상승세의 분위기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상대 전적에서 밀리고 있어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2006년 6전 전패를 하는 등 요미우리는 역대 상대전적에서 지바롯데에 7승13패로 열세다.
▲홈런 도둑맞은 이승엽, DVD 항의
2006년 6월 11일 요미우리-지바롯데의 교류전. 요미우리 이승엽은 지바롯데 와타나베를 상대로 시원한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그러나 3루수 이마에가 '선행주자 오제키가 3루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고 어필했고, 이를 심판이 받아들여 선행주자를 아웃 처리하는 바람에 이승엽의 홈런이 안타로 둔갑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요미우리 측은 이틀 후, 오제키가 3루 베이스를 밟는 당시 상황이 녹화된 DVD를 동봉, 센트럴리그 측에 항의서를 제출했지만 기각 처리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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