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체코의 유로 2008 A조 경기가 벌어진 스위스 제네바의 스타드 드 제네바.
12일(이하 한국 시간) 수많은 포르투갈 서포터들이 포도주색 대표팀 유니폼을 맞춰 입고 목이 터져라 "포-르-투-갈"을 외치며 제네바 중앙역에서 스타디움까지 이동을 했다.

그런데 서포터스들 중 유난히 비슷한 모습을 하고 다니는 그룹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들은 모두 스포츠형 헤어 스타일에 앞 머리를 살짝 위로 말아올렸고, 왼쪽 귀에 조그만 큐빅 귀고리를 하고 있었다.
'어디서 본 모습인데…' 생각해보니 바로 포르투갈의 축구 영웅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을 흉내낸 것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얼굴이 작고 잘 생겼으며 체형이 호리호리하다는 것이다. 축구계 최고의 섹스 심벌 중 하나인 호날두를 흉내내기 위해 일단 '기본'을 갖춘 젊은이들이 '호날두 룩'을 연출하는 게 불문율처럼 됐다.
경기장으로 가는 버스에 오르기 전 '호날두 룩'을 한 히카르두라는 청년과 말문을 튼 후 간단히 대화를 나눴다.
"언제부터 이런 차림을 했나." "한 3년 쯤 됐다." "항상 이렇게 다니나." "아니다. 경기장에 응원갈 때만 이렇게 꾸민다. 그러나 항상 이런 모습으로 다니는 친구들도 있다." "이렇게 꾸미면 즐겁나." "일단 축구장에서는 한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혹시 이런 차림을 하면 호날두처럼 축구를 잘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나." "에이, 그건 불가능하다. 단지 호날두처럼 나이트 클럽을 갔을 때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포르투갈은 터키, 체코를 연파하고 A조 선두에 올라 8강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포르투갈이 이번 유로 2008에서 높이 올라가면 갈수록 '호날두 룩'을 하는 젊은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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