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가 전격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것은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의 성공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달 15일 강병철 전 감독과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국내는 물론 외국까지 폭넓은 감독 후보군을 두고 고심했다.
결국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상 최초 첫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를 영입하게 됐다고 발표한 것은 바비 발렌타인 감독을 영입해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지바 롯데의 사례가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바 롯데는 지난 2004년 발렌타인 감독의 영입을 통해 팀 컬러는 물론 구단의 혁신을 몰고 왔다. 팀 성적은 눈에 띄게 향상됐고 관중 동원까지 성공을 거둬 신동빈 롯데 구단주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2005년에는 팀을 우승으로 인도했다. 시즌 84승 49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 세이부 라이온즈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잇따라 격파하고 31년만의 리그 우승은 물론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확정지었다.
무엇보다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데 외국인 감독이 최선이었다는 평도 있다.
롯데는 지난 2001년 시즌 도중 김명성 감독이 심근경색으로 돌연사한 뒤 무려 4명의 감독이 자리를 바꿔 사령탑에 앉았다. 김명성 감독의 자리를 물려받은 우용득 감독 이후 김용희 대행(2002년), 백인천(2003년), 김용철 대행, 양상문(2004~2005년), 강병철(2006~2007년) 감독 등이 앉았지만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선수들은 알게 모르게 패배의식에 젖었고 관중들도 초반 반짝하고 마는 롯데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줄고 있다.
메이저리그 내야수 출신인 로이스터 신임 감독은 스타 출신은 아니지만 이미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착실하게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특히 큰 것 한 방을 중요시하는 '빅볼' 야구보다 작전에 의한 아기자기한 '스몰볼' 야구 스타일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선수들이 다양한 전술에 따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훈련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에 따른 우려도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발렌타인 감독은 평소에는 쾌활한 성격이지만 경기 중에는 격렬한 항의로도 유명했다. 상대 감독과의 말다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종의 아메리칸 스타일이 일본 야구에 큰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발렌타인 감독은 앞선 1995년에도 지바 롯데 감독으로 한 시즌을 보냈다. 당시 발렌타인 감독은 단장으로 지바 롯데와 첫 인연을 맺었지만 사령탑에까지 앉았다. 비록 1년이었지만 당시 팀 컬러는 완전히 바뀌었다는 평을 들었고 팀을 리그 2위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일부 코칭 일본인 스태프와 마찰이 표명화됐고 구단 프런트와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선수기용에 있어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철저히 실력과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이승엽도 플래툰 시스템으로 고생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결국 롯데로서는 내년 시즌 미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에 빚어질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며 새바람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관건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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