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구위는 만족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 마운드에서 '영건'으로 꼽히던 대표 주자 박세웅은 258일 만에 다시 선발 등판했다.
그는 지난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왔다. 지난해 10월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T전 이후 오랜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박세웅은 25일 KT전에서 3.2이닝을 소화했고 72구를 던졌다. 투구 내용은 박세웅의 말처럼 좋지 않았다. 그는 KT 타선을 상대로 8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했다.
그러나 박세웅은 긍정적이다. 이유는 있다. 그는 선발 복귀전 다음날인 26일 사직구장에서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무엇보다 공을 던지는 동안 통증이 전혀 없었고 구위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이던 1회초 직구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제구도 합격점이었다. 72구 중에서 스트라이크는 45개를 기록했고 볼넷도 2개에 그쳤다.
박세웅은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롯데로 왔다. KT 시절부터 '미래의 에이스감'으로 평가받았지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KBO리그 데뷔 시즌이던 2015년 2승 11패, 2016년 7승 12패라는 성적을 냈다. 두 자리수 승수를 기대하는 투수였으나 두 시즌 연속 두 자리수 패배를 기록했다.
2017년 박세웅은 달라졌다. 롯데 선발 마운드 한 축을 든든하게 책임졌고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롯데는 그해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고 박세웅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련이 찾아왔다. 누적된 이닝수와 투구수가 발목을 잡으면서 몸에 탈이 났다. 수술을 받지 않고 재활을 거쳐 1군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14경기에 나와 1승 5패 평균자책점 9.92로 내리막을 탔다. 설상가상으로 팔꿈치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간 제거 수술을 선택했고 재활을 거쳐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다소 이른 복귀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양상문 롯데 감독은 충분히 정상적인 투구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1군 콜업을 결정했다.
그는 "재활을 한 선수 중에서는 통증이 재발해 (재활을)중단하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도 봤다"며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 재활 기간이 힘들지는 않았다. 처음 공을 던졌을 때부터 아프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박세웅은 정상적인 몸 상태와 함께 새로운 구종도 추가했다.
바로 슬라이더다. 양 감독도 "박세웅에게는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불펜 투구를 지켜보다보니 슬라이더가 좋았다"며 "과장을 보태자면 켄리 얀센(LA 다저스)의 커터처럼 슬라이더 각이 예리하더라"고 말할 정도였다. 박세웅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예전에는 슬라이더를 던질 때 타자 바깥쪽으로 휘어 나가게 던지려고 했다"며 "지금은 공이 떨어지는 폭이 적더라도 좀 더 힘있게 던지려고 한다. 어제(25일) 경기에서도 슬라이더에 땅볼 타구가 많이 나왔다. 앞으로 활용도를 조금 더 높여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복귀전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박세웅은 "투구 수도 정해져 있었고 오랜만에 등판이라 부족한 점도 많았다"며 "그래도 구위를 확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앞으로는 타자와 승부, 경기 운영 등에 좀 더 신경을 써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군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진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재활을 할 때 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너무 미안했다. 이제 다시 돌아왔으니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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