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두 경기를 통해 벤투호 빌드업 축구의 상징인 측면 수비는 아직 안정감을 찾지 못했음을 알려줬다.
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과 2019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러 김민재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절묘하게도 2015 호주 대회와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당시에도 조별리그에서 경기력 논란을 겪으면서도 오만, 쿠웨이트를 상대로 모두 1-0으로 승리했다. 호주와 3차전도 1-0으로 이겨 조1위로 8강에 올랐다.
이번에도 비슷하다. 중국이 2경기 5골을 넣으며 골득실에서 앞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순탄하게 결선 토너먼트를 치르기 위해서는 1위 확보가 중요하다. 당연히 중국전 승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두 경기를 통해 좌우 측면 수비는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왼쪽의 경우 김진수(전북 현대)가 필리핀전 풀타임을 소화했고 홍철(수원 삼성)이 키르기스스탄전을 뛰었다.
김진수는 지난해 10월에서야 부상에서 회복했다. 정상 컨디션을 찾았지만, 경기 전개 속도가 다소 떨어졌다. 필리핀전에서도 강력한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반면, 홍철은 김진수와 비교해 조금은 우위였다. 날카로운 가로지르기(크로스)가 무기였다. 김민재의 골 역시 홍철의 정교한 왼발 코너킥이 있어 가능했다.
둘의 장, 단점은 분명하게 갈린다. 상대에 따라 꺼낼 카드가 다르다. 밀집 수비에 고전하면 홍철 카드가 유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김진수는 수비력과 끈기가 좋다. 호주 대회에서도 김진수의 끈기가 결승 진출을 끌어냈다. 물론 호주와 결승 연장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경험이라는 자산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오른쪽의 경우 이용(전북 현대)은 두 번의 월드컵 출전으로 경험이 축적됐다. 소속팀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경고도 적게 받는다. 그만큼 영리한 경기 운영을 한다는 뜻이다. 가로지르기 능력도 있다.
경쟁자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의 경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 경험이 있지만, 아시안컵은 이번이 처음이다. A매치도 4경기 출전이 전부다. 체력은 좋지만, 경기 운영의 묘에서 이용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용이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전에서 경고 한 장씩을 받아 누적, 중국전 출전이 불가능하다. 수비 변형을 하지 않는 이상 김문환이 무조건 나와야 한다. 패기로 중국을 누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향후 경기 출전 배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빌드업 과정에서 측면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해 좌우 측면 수비수들을 깊숙이 전진 배치 해 놓는 것은 전략 성공을 위해서도 그렇다. 체력 소모가 심하니 확실한 적임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경쟁하는 왼쪽과 달리 오른쪽은 반강제 로테이션을 하게 됐다. 이용의 대체자지만 김문환 스스로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토너먼트부터는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도 벤투 감독에게 확실히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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