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전적은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남자 A대표팀은 10승 4무 1패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4강전 0-1 패배가 전부다. 23세 이하(U-23) 대표팀도 8승 1무 1패, 20세 이하(U-20) 대표팀도 3승 1패, 17세 이하(U-17) 대표팀도 2승 2무다.
여자 대표팀까지 끌어들이면 패배가 없다. A대표팀 2전 전승, U-17 대표팀 1무승부다. 남녀 전체를 봐도 2패가 전부다. 공한증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3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이긴 중국 이상으로 절대 열세다.
한국을 넘어야 월드컵에 갈 수 있는 우즈벡이다. 매번 승부가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렸다는 점에서 우즈벡 입장에서는 억울한 것이 이상하지 않다.
우즈벡은 러시아월드컵 진출 좌절 후 엑토르 쿠페르 감독을 영입했다. 이집트의 월드컵 진출을 이끈 쿠페르 감독은 우즈벡 부임 후 기술자들을 대거 중용한 뒤 힘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직은 과도기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공수 조율의 핵인 오딜 아흐메도프(상하이 상강)을 축으로 최전방에 마라트 비크바예프(로코모티프 타슈켄트), 수비 리더로 안주르 이스마일로프(로코모티프 타슈켄트)를 세웠다. 모두 한국전 경험이 풍부한 자원이다.
우즈벡은 한국전을 실험의 성공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 16일 호주 브리즈번 인근 골드코스트에서 레바논과 평가전을 치러 0-0으로 비겼다. 대표팀 관계자는 "우즈벡 축구협회 사람들은 한국을 많이 좋아한다. 경기를 치르면서 수준을 확인하기 딱 좋다더라. 그런데 우즈벡 선수들은 아주 다르다. 매번 이기지 못하니 악에 받쳤다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양국 축구협회는 사이가 좋은 편이다. 특히 정몽규 회장이 아흐마드야노프 우미드 우즈벡 축구협회 회장과 친분이 깊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 자카르타에서 따로 회동했을 정도다.
하지만, 선수들은 다르다. 22세 이하(U-22) 대표팀이 출전했던 지난 2015년 2월 태국 킹스컵에서 토히르욘 샴시트니노프가 심상민(FC서울)과 볼 경합에서 밀린 뒤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가격 후 퇴장당하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마다치 않았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부터 한국 공포증이 생기니 A대표팀으로 이어지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우즈벡을 이를 갈았다. 20일 브리즈번의 QASC(퀸즐랜드 육상 & 종합스포츠센터)에서 예정된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아시안게임 한국과 8강전에서 연장 혈투를 벌여 3-4로 질 당시 뛰었던 선수 일부도 합류했다.
19일 페리 파크에서 열린 훈련에서도 가벼운 코어 트레이닝이 아닌 순식간에 힘을 끌어 올리는 파워 프로그램에 준하는 준비 운동을 했다. 한국 취재진에는 딱 15분만 공개했다. 한국 취재진이 완전히 사라졌는지 확인 후에야 마지막 전술 훈련에 나섰다. 절박하다는 표현이 막 맞는 분위기였다. 힘과 터프함으로 피곤한 한국을 압도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C조 우즈벡은 F조에 속했다. 흐름에 따라서는 8, 4강 맞대결이 가능하다. 2015년 대회에서도 8강에서 연장 혈전을 벌여 0-2로 패하며 4강 진출의 꿈을 접었다.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을 향한, 우즈벡의 큰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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