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가 열리는 동안 가장 마음고생이 컸던 인물은 단연 '황소' 황희찬(22, 함부르크)이다.
황희찬은 조별예선 2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 1-2로 패한 뒤 상대와 악수를 하지 않고 선수대기실로 향해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3차전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축구 기술 중 하나인 사포를 시도했다가 비판받았다.
이번 대회 황희찬의 경기력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행동마다 비판은 계속됐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황희찬은 골을 넣어도 끊임없이 지적당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다독여주는 등 애를 썼다.
그렇지만,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서 3-3으로 맞서던 연장 후반 종료를 앞두고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골을 넣은 뒤 상의를 탈의하고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세리머니로 인해 다시 한번 구설에 올랐다.
선의의 행동을 해도 비판은 쏟아졌다. 그래서 확실한 인상이 필요했고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 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결승전 연장 전반에 손흥민의 프리킥을 타점 높은 점프를 시도해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터뜨린 뒤 일본 관중석을 옆에 두고 '산책 세리머니'로 기를 제대로 눌러줬다.
연장 후반에 상대에 실점하면서 황희찬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가치가 높았던 골이라는 점에서 개인이나 팀 모두에게 상당한 의미였다.
도핑테스트를 받느라 뒤늦게 숙소에 합류하는 등 애를 먹었던 황희찬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3경기 연속 도핑에 당첨됐다"며 황희찬이 운이 없었(?)음을 전했다.
그래도 금메달을 얻으며 유럽에서 오래 도전 가능한 기회를 얻은 것은 큰 소득이다. 유럽 여름 이적 시장 막판 황희찬은 원소속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함부르크(독일)로 1년 임대됐다.
황희찬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가족들과 지금까지 함께 고생해 온 팀원들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저돌적인 플레이가 트레이드마크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황희찬도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산책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선수들과 같이 춤을 추기로 했었다. 마침 산책 세리머니가 생각났다. 먼저 하고 같이 다시 춤을 췄다"며 비화를 소개했다.
금메달 획득으로 많은 것을 얻은 황희찬이다. "아직 믿기지 않고 꿈만 같다"는 황희찬은 "이번 대회는 끝났지만, 아직 대표팀은 어리고 젊다. 여기서 만족, 안주하지 말고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끊임없는 경쟁을 강조했다.
러시아월드컵을 뛰고 아시안게임까지 소화한 손흥민이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선수들 모두 성장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높은 곳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며 A대표팀과 유럽 리그에서도 호흡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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