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경남FC에 있는 것에 만족하는 것 같아서…."
김종부(53) 경남FC 감독은 지난 25일 FC서울과 KEB하나은행 2018 FA컵 32강전에서 골잡이 말컹(24)을 크게 혼냈다.
말컹은 경남 공격 꼭짓점에 있다. 지난해 K리그2(2부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경남에 K리그1 승격이라는 기쁨을 안겼다. 시즌 종료 후 중국 등에서 거액의 유혹이 있었지만, 뿌리치고 경남에 남았다. K리그1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잔류는 성공적인 판단이었다. 19라운드까지 13골을 넣으며 제리치(강원FC)에 이어 득점 부문 2위에 올랐다. 상위권 팀 중에서는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를 제외하고 골을 넣는 등 실력을 보여줬다. 성적 윤곽이 나오는 여름에도 2위로 순항 중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말컹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사흘 만에 다시 서울과 K리그1 20라운드를 치르면서 취재진과 만나 "말컹은 분명 경남의 에이스다. 그런데 서울과 FA컵에서 다른 동료들은 정말 열심히 뛰는데 적당히 뛰더라. 그래서 혼냈다. 정신적으로 강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여리기 때문에 아직 정신적으로 좀 더 강해져야 한다"고 전했다.
말컹을 중심으로 네게바-파울링요로 이어지는 브라질 스리톱이 공격을 이끄는 경남이다. 이을용 서울 감독대행은 "경남은 외국인 3명이 경기를 운영한다. 이들만 잘 막아주면 충분히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충분히 알고 있는 김 감독은 "보통 선수들을 기다리는 편이다. 경기하면서 멘탈 유지가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잘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말컹이 안주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는 김 감독은 "경기를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하는 것 같다.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하는데 말이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2018 브라질월드컵에서 남미 팀들의 부진, 특히 브라질의 8강 탈락을 보면서 말컹이 더 단련하면 국가대표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는 김 감독은 "브라질 등 남미에는 신장이 190㎝가 넘는 선수가 적다. 그런 선수가 나와줘야 유럽과 경기를 해도 대등하게 할 수 있다. 유럽은 피지컬이 좋지 않은가. 남미에는 높이 있는 선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말컹의 신장은 196㎝다. 농구와 배구 선수였던 부모님의 피를 제대로 물려받았다. 김 감독은 "말컹이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 경남에만 머무르지 않고 유럽에도 가고 국가대표도 갔으면 좋겠다. 분명 희소성 있는 선수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더 거칠게 말컹을 다룰 것을 강조했다.
김 감독의 말을 들었는지 말컹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6분 이광진의 오른쪽 측면 가로지르기(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시저스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큰 키에도 유연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후 서울 수비에 묶여 있던 말컹은 1-2로 지고 있던 후반 8분 최영준의 골에 머리로 정확하게 연결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김 감독을 만족시켰다. 코너킥 수비 후 볼이 서울 수비로 향하자 무섭게 뛰어가 압박하며 안주하지 않고 있음을 몸으로 증명했다.
말컹은 끝까지 집중했다. 40분 네게바의 왼쪽 측면 가로지르기를 머리로 잘라 멀티골을 완성했다. 자기가 해야 하는 일에 충실한 결과였다. 3-2 승리와 2위 유지는 덤으로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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