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 훈련이 25일 오후(한국시간)를 끝으로 끝났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베이스캠프 훈련이 끝난 것이죠. 26일 독일과 3차전이 열리는 카잔으로 이동해 카잔 아레나에서 마지막 훈련을 합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축구대표팀이 베이스캠프로 삼고 경기 도시를 오갔던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러시아에서 모스크바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도시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라 관광객도 많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중심가에 조성한 펜 페스트도 열기가 뜨겁습니다. 다른 도시와 달리 거의 매일 인파가 몰려 제한을 할 정도입니다. 1만5천명이 수용 한계인데 정말 사람이 많더군요. 어제는 러시아, 오늘은 스페인, 내일은 아르헨티나 또는 브라질 팬들이 점령하는 식입니다. 그만큼 개성과 열정이 함께 섞인 도시입니다.
일교차가 있고 해가 밤늦게 지는 백야 현상도 있었지만, 대표팀은 비교적 잘 적응했습니다. 몇 차례 사전 답사를 통해 완벽하게 대비했기 때문이죠.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은 군 시설 안에 있어 보안도 꽤 괜찮았습니다.
경기 취재를 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면 어딘지 모르게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내 집 같다고나 할까요. 새삼 적응력에 놀라게 됩니다.
이런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이제 떠나게 됩니다. 독일과 최종전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냐 1%의 가능성이 있는 16강 진출이냐가 가려지게 되는 겁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고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는 있다고 하지만, 쉬운 조건이 아니라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4년 전, 2014 브라질월드컵의 베이스캠프는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구아수 폭포가 있는 이구아수였습니다. 생각보다 날씨가 추워 베이스캠프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죠. 그런데도 경기를 치르고 복귀하면 역시 내 집 같았습니다.
아쉽게 벨기에에 0-1로 패하면서 조이뉴스24는 이구아수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대표팀은 이구아수 베이스캠프로 복귀한 뒤 한국으로 떠났죠. 취재 일정이 대표팀의 운명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안타까웠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카잔에서 경기를 치르고 나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직항편이 모스크바 외에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취항하기 때문이죠.
물론 처음 취재 동선을 설정할 당시 '대표팀이 16강에 간다면'이라는 혹시나 하는 상황을 고려해 베이스캠프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독일전이 끝나면 대표팀은 곧바로 FIFA가 마련한 전세기에 탑승,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복귀합니다. 이후 일정은 미정입니다. 물론 공개되지 않은 계획이 있을 겁니다. 정말 운이 좋아 16강에 간다면 2위라 사마라라는 도시로 어느 시점에는 이동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행 항공기에 오르겠죠.
상황 자체로는 정말 힘듭니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겨주고 한국도 독일에 두 골 차이로 승리해야겠죠. 그래도 내 집처럼 느껴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훈련 한 번을 더 본다면 하는 것이 사람 마음일 겁니다.
과연 대표팀의 28일 일정은 무엇일까요. 궁금해집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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