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누나가 이번 대표팀에 선발됐다면 저도 기분은 좋았겠죠."
웃는 얼굴이 닮았다. 차해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 코칭스태프에서 막내인 황정욱(26) 트레이너는 황연주(32·현대건설)의 동생이다.
황연주는 김연경(30·엑자시바시)과 함께 오랜 기간 썽포로 뛰었다. 수원 한일전산여고(현 수원 전산여고)를 시작으로 흥국생명 그리고 태극마크까지 인연이 이어졌다. 김연경이 공격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를 대표한다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는 오랫 동안 황연주가 차지했다.
그러나 황연주는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8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김희진(27·IBK기업은행)과 나현수(19·대전 용산고) 등 후배에게 그 자리를 넘겨준 셈이다.
만약 황연주가 '차해원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면 남매가 대표팀에서 선수와 스태프로 만날 수 있었다. 황 트레이너는 "누나가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지만 서운하지는 않다"며 "내가 해야 할 일이 최우선이고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황연주에게 막내 동생이다. 그는 "큰 누나(황연주)와 6살 터울이고 작은 누나와는 4살 차이"라고 말했다. 맏이와 막내가 배구선수의 길을 걸은 셈이다.
그런데 배구를 시작한 시기만 놓고 보면 막내 동생이 누나보다 앞선다. 황 트레이너는 "내가 큰 누나보다 몇 개월 먼저 배구를 시작했다"고 웃었다. 동생은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배구공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황연주는 중학교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홍 트레이너는 부천 소사중과 분당 송림고를 거쳐 경기대까지 선수로 뛰었다. 그는 "동기들이 V리그 코트에서 뛰는 장면을 TV 중계로 볼 때는 선수 시절이 그립다"고 했다. 이민규(26)·송명근(25·이상 OK저축은행) 등이 같은 대학교에서 뛴 동기다.
그는 누나와 같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자리에서 뛰다 리베로로 포지션을 바꿨다. 하지만 V리그에서 뛸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황 트레이너는 "군대도 다녀왔고 학교도 졸업했다. 미래를 위해 진로를 결정해야했고 그래도 배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차해원호'에 트레이너 자리가 났다.
그는 지도자로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다. 홍 트레이너는 "이렇게 기회를 얻게 돼 만족하고 기쁘다"며 "대표팀에 있는 기간 동안 열심히 배우고 일도 돕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누나는 동생에게 '감독과 코치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많이 배워라'는 덕담을 건냈다. 배우고 익혀야할 일이 많은 황 트레이너는 "누나가 해준 말을 잊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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