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2017-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부진한 외국인선수 소냐(체코)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국내선수로만 구성했다. 이 감독은 "교체로도 투입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경기를 풀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소냐에 대해 전력 외 평가를 내린 셈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열린 1차전에서 0-3으로 패한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2차전도 내준다면 봄배구 탈락이 확정된다. 이 감독은 물러서기 보다 맞불 작전을 걸었다. 결과는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2차전 1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2~4세트를 내리 따내며 3-1로 역전승했다.
국내선수 라인업은 제몫을 다했다. 주전 미들 블로커(센터) 양효진(29)은 팀내 가장 많은 19점을 올렸다. 소냐를 대신해 다시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온 베테랑 황연주(32)는 팀내 두 번째로 많은 16점을 기록했다.
그는 "정말 죽기 살기로 뛰었다"고 말했다. 황연주는 "오늘(19일) 진다면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되기 때문에 그리고 소냐를 대신해 먼저 나와 뛰는 것이라 그래서 '소냐보다는 잘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코트에 나왔다"고 덧붙였다.
황연주는 올 시즌 감이 좋았다. 라이트 한 자리를 맡아 엘리자베스(미국) 그리고 양효진과 함께 팀 공격 한 축을 맡았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예상하지 못한 엘리자베스의 부상 낙마다.
발목을 크게 다친 엘리자베스는 결국 팀을 떠났고 대체 선수로 소냐가 왔다. 소냐가 경기에 뛰면서부터 황연주는 웜업존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배려 차원이기도 했지만 황연주는 답답했다. 그는 "세터인 이다영과 손발을 맞추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며 "그래서 지금도 (이)다영이와 패스(토스)가 잘 안 맞는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후반부 연패가 이어졌다. 황연주는 "내가 교체로 코트에 들어가더라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하는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내 스스로도 위축됐다. 그러다보니 연습량도 줄어들고 내가 해야할 몫을 제대로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고 얘기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도 1세트는 출발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황연주는 "2세트부터 감각을 많이 찾았다. 다영이가 공격하기 수월한 공을 올려주기 시작했고 그덕분에 감각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이 되는 3차전은 21일 IBK기업은행의 홈 코트인 화성체육관에서 열린다. 이 감독과 황연주를 비롯한 현대건설 선수들은 '업셋'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뒤집기 승부를 노리고 있다.
여자부의 경우 지난 시즌까지 봄배구에서는 한 가지 공식이 이어졌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않은 적이 없다. 현대건설이 만약 3차전도 잡는다면 프로 출범(2005년 겨울리그) 이후부터 이어지고 있는 '징크스'를 깨뜨리는 첫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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