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피츠버그 파이러츠가 강정호의 대안을 찾았다. 정확히 말하면 무주공산인 3루의 주인을 새로 확보했다.
피츠버그는 전날 에이스 게릿 콜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내주고 선수 4명을 받는 4-1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거래의 핵심은 콜의 이적에 쏠렸지만 강정호와 관련해서도 주목받는 이름이 등장했다.
피츠버그가 휴스턴으로부터 확보한 선수 4명 가운데에는 콜린 모란이 포함돼 있다. 투수 조 머스그로브·마이클 펠리츠, 외야수 제이슨 마틴과 함께 피츠버그로 둥지를 옮긴 그는 3루수가 주포지션이다.
모란은 2013년 드래프트 1라운드로 마이애미 말린스에 지명됐다. 지난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지난해까지 16경기에만 간헐적으로 출장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레벨에선 더 보여줄 게 없을 만큼 뛰어난 자질을 과시했다. 프레스노(휴스턴 산하 트리플A)에서 뛴 지난해 79경기에서 타율 3할8리 18홈런 63타점에 OPS 0.916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5시즌 통산 타율 2할9푼 48홈런 279타점 OPS 0.783의 성적.
말 그대로 '메이저리그행 준비'가 된 선수다. 올해 25세에 불과해 피츠버그로선 향후 몇 년간 핫코너 걱정을 덜게 됐다. 지난해 풀타임 3루수로 활약한 데이빗 프리스와 결별한 피츠버그는 당장 모란을 올 시즌 주전 3루수로 기용할 수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역시 강정호다. 미국행 비자 발급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자까지 나타났다. 물론 과거 경력과 빅리그에서 보여준 모습만 놓고 본다면 강정호가 월등히 앞서지만 지난해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데다 올해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스프링캠프에서 모란과 경쟁이라도 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피츠버그의 의도가 명확히 밝혀졌다. 에이스 한 명을 내주고 팀에 필요한 자원 여럿을 받아들이면서 약점을 보강했다. 그 약점 중에는 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3루가 포함돼 있었다.
강정호가 이번에도 미국행이 무산된다면 모란을 주전 3루수로 내세워 강정호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유력지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이번 트레이드로 피츠버그의 개막전 예상 연봉총액은 9천200만달러로 낮아졌다"면서 "구단이 강정호에게 올해 연봉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금액은 8천900만달러가 된다. (이적설이 나도는) 중견수 앤드루 매커친까지 트레이드한다면 금액은 7천450만 달러로 더욱 줄어든다"고 했다.
강정호는 내년까지 피츠버그와 계약이 남아 있지만 또 다시 미국 취업 비자를 발급받지 못할 경우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약없이 야구를 쉬어야 하는 강정호나 보유한 선수를 기용하지 못하고 놀려야 하는 피츠버그 모두 무턱대고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다음달 중순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일제히 시작한다. 강정호에게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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