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출전 여부가 미정인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신태용호에 합류했다. 지난 6월 무릎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아 재활에 집중했던 기성용은 2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 조기 합류해 신태용 감독 및 형님 3인방(이동국·염기훈·이근호)과도 만났다.
기성용은 여름 내내 재활에 매달렸다. 당장 31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이란전 출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기성용은 이날 훈련에서 피지컬 트레이너와 가벼운 런닝으로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으며 장거리 이동의 피로를 푸는 데 주력했다.
기성용은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다. 처음 수술 당시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최대한 몸을 올리는 데 집중하겠다. 판단은 감독님의 몫"이라며 자신은 선수 신분으로 보여주는 것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대표팀도 덩달아 바빠졌다. 의무 트레이너가 기성용의 무릎 상태를 수술 집도의의 진단을 토대로 훈련 프로그램을 짤 예정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런닝과 마사지 중 회복 중심으로 가면서 상황을 볼 것이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은 신중하게 접근했다. 그는 "오늘부터 필드 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주까지 상태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며 확실한 답은 하지 않았다.
이란전은 기성용의 출전 불가에 대비해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놓는 것이 굳어진 모양새다. 권경원(톈진 취안젠), 정우영(충칭 리판)을 놓고 꾸준히 시험하고 있고 향후 장현수(FC도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합류하면 다양한 조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단 두 수비형 미드필더 배치가 이란의 역습 차단에는 효과적이라는 것이 신 감독의 판단이다.
기성용의 출전 여부와는 별개로 더 중요한 것은 이전 팀의 문제점을 형님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기성용은 지난 6월 카타르전 패배 뒤 "선수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주장의 입장에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경험이 넘치는 형님들에게 쓴소리를 불러왔다. 이동국(전북 현대)은 대표팀 합류와 함께 "몇몇 선수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냉철하게 지적했다. 팀 안에서 자신만 돋보이려다 조직력에 해를 끼쳤다는 지적이다.
기성용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에서 주장이었다. 앞선 나쁜 경험들을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형님들과 토론을 통해 확인하고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경기력부터 생활 안팎의 문제까지 모든 것을 공유해야 대표팀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국의 경우 2014년 10월 이후 대표팀과 단절되어 있었고 염기훈도 2015년 6월 미얀마전 이후 복귀했다. 이근호가 그나마 기성용과 경험을 함께 나눴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깊은 사정 파악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형님들은 대표팀 소집과 동시에 '희생'을 앞세워 분위기를 바꿔 놓고 있다. 기성용은 대표팀의 주축이고 신 감독이 그의 부상 상태와 상관없이 '팀 분위기 확립' 차원에서 호출했다. 새로운 경쟁 체제에서 대부분의 선수를 잘 알고 있는 기성용의 리더십과 형님들의 희생 리더십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그래야 신 감독이 기대하는 '원팀(One Team)'이 완성된다.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기성용이다. 그는 "대표팀에 대한 간절함이 있고 월드컵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대표팀에 일찍 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성용도 형님들을 두고 "워낙 어린 시절부터 함께 (대표팀 생활을) 했던 형들이고 친하기도 하다. 내가 주장을 하면서 위로 선배들이 많이 없었다. 내가 끌어가야 하는 분위기였는데 형들이 (대표팀을) 돕는다는 것은 내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경험이나 그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며 형님들의 희생에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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