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수비가 약하다는 소리를 최대한 듣지 않으려고 더 뭉쳤어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지난 3월 4개국 친선대회와 이번 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세네갈, 우루과이를 상대로 연이어 평가전을 치렀다.
공격은 좋은데 수비가 항상 부실하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신태용 감독의 특성상 '공격 앞으로'라서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선수들에게는 오기가 생겼다.
결국, 지난 20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기니와의 A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3-0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23일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는 전반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후반 딱 한 번 구멍이 뚫리면서 5분 마르셀로 토레스에게 실점했다.
이후 추가시간 5분을 포함해 45분을 정신력으로 버틴 수비진은 무실점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반전의 연속이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도 몸을 던져 승리를 지켜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수비가 제대로 지렛대 역할을 했기 때문에 빠른 역습에서 두 골이 나왔다.
정태욱(아주대), 이상민(숭실대) 두 콤비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플랫4와 3 전환에도 문제없이 역할을 해냈다. 정태욱은 4개국 대회 잠비아전에서 목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공중볼 경합을 하면 '부상 트라우마'가 생기는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몸을 던져 막았다. 빈 골문을 향해 굴러가는 볼을 걷어내는 능력도 일품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오늘처럼 실점을 줄이면 '신태용호가 이렇게 수비가 강했나'라며 물음표가 붙을 것이다. 선수들이 무실점으로 끝내겠다는 각오가 컸다. 관중의 열기도 좋아서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며 흔들리지 않은 집중력을 보인 선수들을 칭찬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이들 앞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은 김승우(연세대)도 인상적이었다. 이상민, 정태욱과 함께 아르헨티나 공격을 거의 완벽하게 봉쇄했다. 김승우의 활동량은 상당했다. 한국 수비 진영에서 아르헨티나의 아크 부근까지 거침없이 올라갔다. 집중하지 않고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김승우는 "감독님이 믿고 보내주시면 열심히 뛰고 그렇지 못하면 뒤에서 응원하고 준비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며 희생의 가치를 강조했다. 선발과 교체 상관없이 임무만 주어지면 해낸다는 정신력으로 무장했다는 것이다.
정태욱도 마찬가지, "(아르헨티나전에서) 벤치에서 전술을 말해줘도 들리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 버티려고 노력했다. 근육 경련이 일어나면 자리를 메우기 위해 계속 뒷공간을 메우려 내려갔다. 상대 공격수가 6명이나 올라오는데 정신이 없더라"고 전했다.
이들의 마음은 오직 무실점이다. 주장 이상민은 "아직 멀었다. 이제 16강에 갔지만 계속 무실점을 해야 한다는 욕심은 끝이 없다. 무실점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쭉 올라가고 싶다"며 끈끈한 수비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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