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복덩이가 되나.'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 외국인선수 파다르(헝가리)는 인상깊은 한국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파다르는 지난 2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A조 삼성화재와 첫 경기에서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44점에 공격성공률 61.19%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파다르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화재와 풀세트 접전에서 3-2로 승리했다.
파다르에 대해서는 컵대회 개막을 앞두고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외국인선수, 그것도 날개 공격수로 2m가 안되는 신장(197cm)은 핸디캡이었고 어린 나이(20세)라는 점도 그랬다.
하지만 파다르는 우리카드 입단 후 처음 나선 공식 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무엇보다 접전 상황에 5세트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집중력도 유지했다. 정말 잘 해줬다"라고 만족해했다. 김 감독이 가장 우려하던 체력과 관련된 부분도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 타이스(네덜란드)가 뛰지 않았다"며 "만약 타이스를 상대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신중하게 얘기했다. 타이스는 파다르와 비교해 키가 8cm 더 크다. 김 감독은 "그래도 파다르는 삼성화재전만큼은 기대 이상"이라고 합격점을 줬다.
파다르에게 남은 과제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컵대회와 오는 10월 15일 개막하는 2016-17시즌 V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일이다.
우리카드는 전신인 우리캐피탈 시절부터 유독 외국인선수와 인연이 없었다. 지난 2009-10시즌 팀 창단 첫 외국인선수로 세터인 블라도(세르비아)를 영입한 뒤 팀에 오는 외국인선수마다 엇박자가 났다. 숀 파이가(이스라엘)와 레이 오웬스(미국)는 '겉모습만 외국인선수'라는 혹평을 받았다.
다미(영국)와 숀 루니(미국)가 그나마 역할을 해줬으나 공격을 전적으로 믿고 맡길 선수는 아니었다. 2014-1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까메호(쿠바)와 많은 기대를 모았던 군다스(라트비아)가 왔으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다비드(헝가리)와 알렉산더(러시아)가 둘을 대신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비록 한 경기 선보인 것이었지만 파다르에게서는 그동안 우리카드의 '외국인선수 불운'을 끊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우리카드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A조 두 번째 경기로 신협상무(국군체육부대)를 만난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준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김 감독은 "국내선수들로만 구성된 상무지만 파다르를 안뛰게 할 이유는 없다"며 "정규 시즌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구성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베스트 멤버를 코트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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