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징계에서 돌아온 아드리아노 덕분에 데얀의 결정력이 살아났다.
FC서울은 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 성남FC전을 치렀다. 오는 24일 산둥 루넝(중국)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 준비를 위해 일정을 앞당겨 치른 경기였다.
경기 전 황선홍 서울 감독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성남에 비해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하다는 것. 즉 성남에는 김두현, 황진성 등 전방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좋은 미드필더가 있지만 서울에는 없다는 것이다.
주세종과 다카하기는 공수를 조율하는 조율사다. 대기 명단에 있었던 이석현이 공격형이기는 하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서울은 전반 15분 만에 성남의 새 외국인 선수 실빙요에게 실점하면서 더욱 곤란한 상황으로 몰렸다.
황선홍 감독은 고심 끝에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규로를 빼고 아드리아노를 넣었다. 아드리아노는 지난 6월29일 성남전에서 상대 중앙수비수 임채민을 가격해 퇴장 당했고 팀도 1-3으로 졌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추가 징계로 지난달 3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23라운드까지 장기 결장했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아드리아노는 조심히 움직일 것이다. 지난번처럼 또 골 욕심을 내고 그러다보면 경기를 그르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아드리아노가 출전할 경우 나름대로 맞춤 전략이 있음을 강조했다.
아드리아노는 데얀 아래 처진 공격수로 섰다. 투톱이 만들어지고 왼쪽 측면에는 박주영이 나섰다. 서울의 '아데박 트리오'가 동시에 출전한 것이다.
역할 분담은 확실했다. 데얀이 마무리 슈팅, 아드리아노가 수비를 현혹하는 움직임, 박주영이 볼 배급을 주로 하는 것이었다. 서울의 이런 전략은 28분 데얀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왼쪽 측면에서 윤일록이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며 들어와 데얀의 발에 정확히 연결했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는 수비 뒤로 빠져 있었다.
35분 데얀의 두 번째 역전골에는 아드리아노의 재치가 빛났다. 주세종이 헤딩으로 연결한 볼을 아드리아노가 잡았으면 오프사이드였지만 그는 멀뚱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이 볼은 데얀에게 닿았고 골로 연결됐다. 황 감독이 원한 팀플레이를 충실히 해낸 아드리아노다. 그 덕분에 황 감독의 풀리지 않던 공격 고민도 어느 정도는 해소가 됐고 서울은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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