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할 일 많은 '황새' 황선홍 FC서울 감독에게 아드리아노 징계 폭탄이 떨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아드리아노의 출장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퇴장에 따른 2경기 외에 추가로 4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발표했다. 400만원의 벌금도 부과했다.
아드리아노는 지난달 29일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성남FC와의 경기에서 후반 29분 임채민의 얼굴을 볼과 상관없이 가격해 퇴장 당했다. 이날 서울은 아드리아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성남에 1-3으로 역전패했다.
황선홍 감독에게는 아드리아노의 돌출 행동 제어가 우선 과제가 됐다. 골 넣는 능력이 탁월한 아드리아노는 11골로 티아고(성남FC, 13골)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리는 중이었다. 당장 아드리아노의 득점 레이스에 제동이 걸렸다. 티아고가 독주를 하게 될 여건을 스스로 만들어버렸다.
무엇보다 황선홍 감독이 새로 팀을 맡아 정비하는 과정에서 아드리아노가 이탈하면서 더욱 머리가 아프게 됐다. 서울 사령탑 부임 당시 아드리아노와의 호흡에 대해 황 감독은 "지켜보겠다"라며 은근히 고민을 나타냈다. 데얀, 박주영, 윤주태 등 가용 공격 자원은 있지만, 결정력이 뛰어난 아드리아노의 부재를 메우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전임 최용수 감독도 아드리아노와 치열하게 밀고 당기기를 하며 시즌을 보냈다. 아드리아노는 브라질 출신 특유의 느긋함을 가진 공격수라 다루기가 쉽지 않다. 대전 시티즌 시절 훈련에 불성실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서울에 와서는 조금 달라졌지만 아드리아노를 처음 보는 황 감독 입장에서는 그를 다루는 문제가 현안이 됐다.
황 감독은 서울 지휘봉을 잡은 후 템포가 있는 패싱 축구를 이식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두 경기 모두 패해 반전이 필요하다. 서울은 승점 30점으로 울산 현대에 다득점에서 앞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1위 전북 현대(36점)와는 6점이나 벌어져 있다. 19라운드 상대가 울산이라는 점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승리를 통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서 아드리아노가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큰 숙제다.
아드리아노는 이번 달 31일 포항 스틸러스전까지 나설 수 없다. 한 달을 통째로 날리게 된 셈이다. 경기 감각 저하 등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도 쌓이게 됐다.
물론 서울은 아드리아노 없는 플랜B를 짜야 하고, 포항 감독 시절부터 팀 위기 대처에 능한 황 감독이다. 앞선 상주전 1-2 패배 후 울산전까지 일주일의 시간을 얻은 것은 다행이다. 공격진을 짜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황 감독이다. 포항 시절 원톱 자원 부재에 제로톱을 도입해 재미를 보는 등 전술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 서울의 전력 자체가 최전방과 2선의 조화가 워낙 좋다는 점도 황 감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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