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좋은 일이 있으면 언젠가는 나쁜 일도 생기게 마련이다.
올해 만난 축구 전문가들에게 한국 축구대표팀 이야기를 물어보면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보다는 한 단계 더 어려운 상대들을 만날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2015년의 모든 기록을 역사 속으로 보내라는 것이다.
축구대표팀은 17일 라오스와의 2차 예선 6차전을 5-0으로 승리하면서 올해 총 20번의 A매치에서 16승 3무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44득점 4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0.20실점밖에 하지 않아 전 세계 국제축구연맹(FIFA) 가입국 중 A매치 최소실점 국가가 됐다. 올해 17경기 무실점 등 기록 부문에서 화려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라오스나 미얀마 등 약체들은 월드컵 아시아 예선 체계가 변경되기 전까지는 만날 수 없는 상대였다. 예전에는 한국은 1, 2차 예선을 치르지 않았고 이들 약체들은 1, 2차 예선을 통해 일찌감치 걸러졌다.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부터 아시아 축구 강국도 2차 예선부터 참가하게 됐다. 2019 아시안컵 예선까지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바뀐 것이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강팀과의 A매치를 통한 경험 축적과 내공 쌓기다. 월드컵 2차 예선 잔여경기과 최종예선이 기다리고 있는 내년 A매치 일정에서는 6월이 비아시아권 팀들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다. 9월부터는 최종 예선에 들어간다.
대표팀에 내년 6월은 묘한 시기이기도 하다. 한창 시즌 중인 K리거들의 체력이 만들어진 시점이라면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유럽파는 시즌 종료 후 컨디션이 떨어질 시점이라 전력 균형 잡기가 어렵다. 소속팀 사정에 따라 개인별로 할 일도 많아 최상 전력의 대표팀 구성이 만만치 않다.
그렇기에 강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6월 A매치 기간 평가전 상대로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본선 진출에 실패한 네덜란드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네덜란드는 FIFA 랭킹 16위로 48위인 한국에 30계단이나 앞서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모국인데다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멤피스 데파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스타도 즐비해 한국으로서는 휼륭한 대전 상대다.
이 외에도 덴마크(35위), 스코틀랜드(44위) 등도 후보가 될 수 있다. 남미팀의 경우 대륙대회인 코파 아메리카 100주년 경기를 앞둔 시점이라 대진 성사 자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결국은 대한축구협회의 행정력에 달렸다.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상대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A매치 수용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유럽 팀으로 하고 원정 평가전도 고려하고 있다. 유로 2016을 앞둔 시점이라 홈이 아닌 원정으로 해야 제대로 된 평가전이 가능하다"라고 준비 과정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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