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A매치 100경기 출전이라는 기념할 만한 경기에서 패배를 맛본 '중사' 권하늘(부산 상무)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권하늘은 8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북한과의 3차전에 선발 출전함으로써 국가대표 100경기 출전을 채우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후반 11분까지 뛴 권하늘은 장슬기(고베 아이낙)와 교체돼 물러났다. 한국은 북한에 0-2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권하늘을 위해 선수들이 준비했던 세리머니도 없었다. 경기 종료 후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최초로 센추리 클럽 가입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그에게 전달됐지만 신나게 들고 뛸 수 없었다.
권하늘은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 후반에 큰 실수를 해서 추가골을 내준 것 같다. 미안하다. 부족한 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 다음 대표 소집까지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라며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로 중국과의 첫 경기를 쉬게 해줬던 윤덕여 감독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권하늘은 "중국전 직전까지 몸이 아팠다. 일본전에 선발로 뛰었으나 감독께서 믿어주신 만큼 운동장에서 보여주지 못해 죄송했다. 북한전을 앞두고는 뛸 지 모르겠지만, 몸을 올려보자고 했다. 막상 뛰어보니 피지컬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라며 패인이 자신에게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캐나다 월드컵 16강 멤버 일부가 빠졌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해 공백을 메운 부분에 대해서는 "새 선수들이 들어와서 자기 재능을 보인 것 같다. 좋은 경기 한 것 같다'라며 세대교체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 월드컵과 동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를 경험한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큰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월드컵을 치르지 않고 동아시안컵을 뛰었다면 더 어려웠을 것이다"라며 소중한 대회였다고 되돌아봤다.
이날 경기는 어쨌든 권하늘에게는 기념비적인 경기로 남았다. 권하늘은 "마음 아프고 미안한 경기다. 축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원래는 (2-1 역전승을 거뒀던) 지난 월드컵 조별리그 스페인전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바뀌었다. 아쉽다"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