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올스타전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세리머니다. 창의적인 세리머니 하나가 큰 화제를 모은다.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올스타전 팀 최강희 vs 팀 슈틸리케의 대결도 예상 이상의 세리머니가 나왔다. 정규시간에서 10분씩 줄이고 팽팽하게 경기를 치러 골이 생각보다 적게 터졌지만 세리머니는 재미 만점이었다.
전반 11분 팀 슈틸리케 염기훈(수원 삼성)의 골이 터졌다. 선수들은 모두 벤치로 뛰어갔다. 염기훈은 코너 깃발을 들고 왔다. 정규리그에서는 코너킥을 훼손하면 경고다. 그러나 염기훈은 대담하게 깃발을 뽑고 달려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전달했다.
선수들은 2열로 늘어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깃발을 거꾸로 들고 생수 한 병을 앞에 놓았다. 이후 시원한 골프 스윙을 했다. 선수들은 박수로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색했는지 너털웃음으로 마무리했다.
벤치 뒤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코치진은 점잖게 웃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신태용 코치는 박수를 크게 치며 폭소를 터뜨리는 직업 정신(?)을 발휘했다. 22세 이하(U-22) 대표팀 감독이자 A대표팀 코치로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한다는 것을 올스타전에서도 잊지 않은 것이다.
27분에는 팀 최강희의 레오나르도(전북 현대)가 골망을 흔들었다. 레오나르도는 코너쪽으로 뛰어가 사진을 찍던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빌리더니 동료들을 촬영했다. 자신이 사진 기자라도 된 것처럼 요란하게 포즈를 취했다.
세리머니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13분 팀 슈틸리케의 황의조(성남FC)가 골을 넣자 벤치에 있던 이정협(상주 상무)가 뛰어나왔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일렬로 도열했다. 병장 이정협이 순간 조교로 변신했고 선수들은 모두 누워 유격체조 8번 온몸 비틀기 세리머니를 했다. 관중은 뜻을 알고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16분 팀 최강희의 주민규(서울 이랜드FC)가 골을 넣은 뒤에는 모두 모여 차두리를 헹가래 쳤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차두리에 대한 예우였다.
18분 팀 최강희 김호남(광주FC)는 자신을 제대로 알렸다. 세리머니를 위해 최강희 감독 앞으로 뛰어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팀 슈틸리케의 벤치로 가 슈틸리케 감독에게 악수를 청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향후 국가대표 선발 시 자신을 알라달라는 세리머니였다. 이날 가장 재치 넘쳤던 세리머니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26분 팀 슈틸리케 이종호(전남 드래곤즈)는 도장 깨기처럼 1대10으로 싸워 모두를 쓰러트리는 세리머니로 대응했다. 그야말로 재미 만점의 세리머니 시리즈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