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그동안 K리그 올스타전은 서울의 전유물이었다. 1991년 11월 서울 동대문에서 시작해 1995년 부산, 1996년 광양에서 유치했다. 이후 1998~2000년 잠실, 2001년 수원에서 치렀다.
그래도 서울이라는 시장을 버릴 수 없었다. 2002~2003년 새로 건축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뒤 2004년 대전으로 내려갔다. 2005년 서울, 2006년 인천, 2007년 서울을 오갔다.
2008년 일본 J리그와 조모컵을 치르기로 하면서 도쿄와 인천(2009년)을 오갔다. 그러나 흥행에 대한 고민이 생겼고 장소 역시 서울(2010~2014년)을 벗어나지 못했다. 거대 시장 서울에서 콘텐츠가 부실해도 기본적인 관중 동원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올해 K리그 올스타전은 경기도 안산시에서 열린다. 기존의 부산, 광양, 인천, 대전이야 프로팀이 창단해 지역민들에게 어느 정도 각인이 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안산은 다르다.
안산은 지난해 경찰청과 연고 협약을 맺고 안산 경찰청으로 챌린지(2부리그)에 참가 중이다. 경기가 열리면 관중이 조금씩 찾고는 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올해는 성적도 신통치 않다. 군인팀 상주가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7위에서 헤매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4위 수원FC와는 승점 2점 차이지만 다른 팀들도 비슷하다.
올스타전은 안산 경찰청을 지원 사격하는 의미가 있다. 안산 구단에 대한 관전 문화가 활성화되어야 2년 뒤 시민구단 창단을 목표한 안산시의 계획이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다. 이 때문에 안산 프런트도 자신들의 일처럼 올스타전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안산은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이 많은 도시다. 반월공단 등 거친 이미지의 대명사였다. 시민구단은 이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미 안산은 다문화 유소년 선수 육성 등 다양한 통합을 위한 노력에 기울이고 있다. 올스타전을 통해 안산 시민구단 대한 필요성이 인정을 받는다면 창단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충주 험멜과의 개막전에 1만94명이 오는 등 시장성도 충분하다.
안산 관계자는 "경찰청이 특수한 성격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시민구단 창단을 통해 시의 이미지 개선이 된다면 모두가 좋아하리라고 본다. 그래서 시에서도 제종길 시장이 일본 반포레 고후 등 비슷한 환경의 구단들을 직접 찾아가 사정을 확인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산이 시민구단을 창단해 클래식으로 승격하게 된다면 인접 도시인 수원, 성남, 안양 등에 있는 프로팀과의 라이벌 구도 형성도 가능하다. 특히 현재도 만나면 거칠게 싸우는 안양과는 재미난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2만5천명 정도만 와줘도 성공적이라는 것이 프로축구연맹과 안산의 평가다. 와~스타디움의 최대 수용 인원은 3만5천명이다. 예매표만 1만장이 넘게 팔렸다는 점에서 2만5천명 이상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안산은 지금 축구 도시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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