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의 마운드가 '좌완 선발 풍년시대'를 맞았다.
두산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4-2로 승리, NC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승리의 수훈갑은 단연 선발 투수 허준혁(25)이었다. 이날 허준혁은 승리투수가 되며 롯데 시절이던 지난 2010년 마산 한화전 구원승에 이어 약 5년만에 통산 2승 째를 챙겼다.
허준혁은 지난 2009년 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좌완 투수. 2011년에는 FA 이적한 이승호의 보상선수로 SK 와이번스에 새둥지를 틀었고, 2013년에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유니폼으로 다시 갈아입었다.
이날 허준혁은 SK 시절이던 지난 2012년 6월13일 잠실 LG전에 이어 정확히 3년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니퍼트의 어깨 부상으로 두산 선발진에 구멍이 나면서 급히 2군에 있던 허준혁에게 선발 기회가 돌아간 것이다.
허준혁은 어렵사리 잡은 선발 기회를 헛되이 하지 않았다. 6이닝 동안 안타 4개, 볼넷 2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1위팀 NC 강타선을 틀어막은 것. 최고 구속은 시속 130㎞ 중반대에 머물렀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효과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1회초 1사 1루, 2회초 2사 1루, 3회초 1사 3루 등 주자는 꾸준히 내보냈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다. 4회초는 삼자범퇴로 끝냈고 5회초 1사 2루 위기는 스스로 벗어났다. 그리고는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2사 1,2루에 몰렸지만 끝내 점수를 내주지는 않았다.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허준혁이다. 이날 허준혁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6이닝), 최다 투구수(93개) 신기록에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까지 성공했다. 무엇보다 선발진에 뚫린 구멍을 완벽히 메웠다는 점에서 뜻깊은 경기였다.
두산은 지난 11일 LG전에서도 진야곱이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이라는 데뷔 최고의 피칭을 펼친 바 있다. 진야곱은 계속 선발진의 한 자리를 맡을 예정이며, 허준혁 역시 당분간 선발 투수로 기회를 더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두산은 장원준-유희관 좌완 '원투펀치'에 이어 진야곱에 허준혁까지 좌완만 4명이 선발진을 지키게 됐다. 전통적으로 좌완 투수 부족에 시달려왔던 두산이 올 시즌은 '좌완 풍년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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