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이 14일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첫 경기에 나선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조예선에서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17일), 라오스(21일) 순으로 경기를 치른다.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입장에서는 말레이시아와의 첫 경기를 잘 풀어야 한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어느 대회를 나가도 똑같다. 상대가 약체인지 강호인지를 떠나서 첫 경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어렵게 다음 경기들을 풀어가야 한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돌아봐도 잘 알 수 있다. 당시 한국은 북한과의 첫 경기에서 의외로 고전하며 0-1로 패했다. 전반 36분 리광천에게 내준 골을 만회하지 못했다. 선제골을 내준 뒤 북한의 수세적인 경기 운영에 애를 먹었다. 후반 21분 박남철이 퇴장 당한 뒤에는 더욱 꼬였다. 한국은 경고를 4장이나 받을 정도로 혈전을 치렀지만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후 일정은 꼬여만 갔다. 요르단, 팔레스타인에 이겼지만 북한에 이어 조2위로 16강에 진출했고 개최국 중국을 만났다. 5만이 넘는 대관중 앞에서 피말리는 승부를 펼쳐야 했던 한국은 3-0으로 이겼지만 이후 일방적인 야유를 받으며 경기를 치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연장 혈투를 치렀고 이것이 독이 되면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4강전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실점하며 허망하게 3-4위전으로 밀렸다. 한국이 패한 뒤 4만여 중국 팬들은 UAE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한국의 금메달 목표가 허망하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첫 경기를 그르치며 조2위로 토너먼트를 치른 댓가가 너무나 컸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한국의 첫 경기 말레시이시아전은 상당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10일 UAE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기는 했지만 아직 불안감을 지울 수는 없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U-22 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2-3으로 석패했다. 얼마든지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팀이다. 만약 한국이 말레이시아전을 그르치면 사우디와의 2차전이 상당히 괴로워질 수 있다.
경기 내용도 내용이지만 승리라는 결과가 필수다. 조2위로 16강에 갈 경우 B조 1위가 유력한 우즈베키스탄과 만나 힘을 빼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을 제외하면 홍콩,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이 B조 2위 다툼을 할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세인 2위와 16강전에서 만나 여유있게 경기를 치르려면 무조건 예선 첫 경기부터 승리라는 좋은 결과가 필요하다.
때문에 경기 경험이 풍부한 와일드카드들이 흐름을 잘 풀어줘야 한다. 김신욱(울산 현대)이 공격 선봉에서 높이의 위력을 보여주고 박주호(마인츠05)가 중앙에서 수비진을 리드해줘야 한다. 골키퍼 김승규(울산 현대)는 UAE전에서 나왔던 골킥 실수같은 것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 가볍지만 부담도 큰 말레이시아와의 첫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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