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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캡틴' 포웰에게 거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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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07 동부 왓킨스 이후 두 번째 외국인 주장

[정명의기자]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이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주장이었던 이현호를 플레잉코치로 임명하고, 새로운 주장으로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을 선택한 것이다.

유 감독은 지난 9일 서울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주장 교체를 깜짝 발표했다. 이날 경기 결과는 좋았다. 플레잉코치가 된 이현호는 올 시즌 개인 최다인 17득점(9리바운드)을 기록했고, 새롭게 주장 완장을 찬 포웰도 19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그 결과 전자랜드는 SK를 75-66으로 꺾고 SK전 8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외국인 선수가 주장을 맡는 일은 종목을 막론하고 흔치 않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선수단 내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문화적으로도 이질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장'은 외국인선수 비중이 매우 높은 유럽 프로축구에서 종종 등장하는 정도다. 국경을 뛰어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유한 경우에는 간혹 예외도 있다. J리그에서 뛰던 현역 시절 홍명보 감독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 프로농구에서도 외국인 주장은 2006~2007 시즌 원주 동부의 자밀 왓킨스 이후 두 번째다. 그만큼 포웰이 주장을 맡게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유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라고도 볼 수 있다.

포웰의 경우 유 감독이 좀 더 책임감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장을 맡겼다.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포웰은 전 주장이던 이현호보다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코트 안에서의 리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유 감독은 포웰을 새롭게 주장으로 발탁했다.

주장이 된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끈 포웰은 "앞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며 "평소보다 대화를 많이 해 후배들을 가르쳐줘야 하고, 몸으로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나 자신과 팀이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사실 포웰이 카리스마가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팀을 하나로 규합하는 리더십도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간혹 나오는 개인 플레이로 팀워크를 해치는 때도 있었다. 포웰을 타고난 리더 스타일로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유 감독이 주장 완장을 맡긴 이유는 먼저 포웰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포웰이 변한다면 팀 전체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장 역할을 맡김으로써 포웰이 책임감을 갖게 하겠다는 것. 포웰이 책임감을 갖고 성실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팀 전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물론, 농구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주장' 본연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포웰 스스로도 주장다운 모습을 보이며 유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SK전 승리 후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현호는 "포웰이 이제 솔선수범도 한다. 훈련 때 먼저 나와서 코트 바닥도 닦더라"고 말했다.

경기 중 작전타임 때도 어린 선수들을 불러 모아 팀워크를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포웰은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점이 경기 중 기복이 심해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다는 점"이라며 "팀 전체적인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옆 선수가 도와주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전자랜드는 젊은 팀이다. 1980년생인 이현호가 최고참으로 20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1983년생인 포웰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이현호가 유일하다. 나이도 많고 농구 실력도 출중한 포웰이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난 시즌부터 두 시즌 째 전자랜드에서 뛰고 있다는 점도 포웰이 주장을 맡을 수 있는 이유다.

여기에 책임감까지 짊어지고 코트를 누비길 바라는 것이 전자랜드가 포웰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최고의 테크니션 포웰이 주장으로서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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