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안대소 못한 전북, 마지막에 크게 웃자

[이성필기자] 웃기는 웃었는데 크게 웃지는 못했다.

전북 현대가 24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F조 조별리그 5차전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전에서 이동국, 박희도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승점 9점(2승3무)이 된 전북에게는 16강 진출 티켓이 눈 앞까지 왔다. 하지만, 조1위를 달리던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가 도움을 주지 않았다.

전북전보다 30분 늦게 시작한 우라와 레즈(일본)-광저우전은 정신없는 경기였다. 광저우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홈 관중의 열기를 받은 우라와가 적극적인 경기를 펼쳤고 3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최종 점수는 3-2 우라와의 승리였다.

이로써 우라와가 2승1무2패(7점)가 되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광저우는 3승1무1패(10점)로 조1위를 유지했고 전북이 2위, 우라와가 3위로 뒤를 따랐다.

전북은 다음달 1일 광저우 원정, 우라와는 무앙통 원정을 떠난다. 같은 원정이지만 부담은 은근히 전북이 더 크다. 우라와는 홈에서 무앙통을 4-1로 이기며 화력을 과시했다. 전북은 홈에서 광저우와 2-2로 비겨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홈에서 1-5로 대패하고 원정에서 3-1로 이겼던 기억이 있지만 쉽지 않다.

그래도 전북은 무승부만 거두면 최소 조2위를 확보한다. 우라와가 무앙통을 이겨 승점 10점으로 동률이 되도 승자승 원칙이 우선 적용돼 전북이 16강에 오른다. 전북은 우라와에 1승1무(3-1, 2-2)로 앞서 있다. 하지만 패하면 무앙통이 우라와를 잡아주기를 바라야 한다. 비기면 역시 무앙통이 우라와를 이기거나 비겨줘야 한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광저우는 우라와전에서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또, 지난해 전북 수비수 조성환을 가격하며 부상을 입혔던 풀백 장린펑이 퇴장 당해 출전하지 못한다. 적어도 비신사적인 행위 위험은 어느 정도 사라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