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 이어 이제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이다.
30대 중반을 넘기고 있는 적잖은 나이의 임창용은 해태 타이거즈(현 KIA)와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거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투수다. 그래서인지 빅 리그 도전에 나선 모습에선 긴장감은 없었다. 그는 "일본으로 처음 갈 때와 견줘 지금은 편안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재활을 위해 28일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오른 임창용은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거치는 동안 통산 296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4세이브를 더하면 개인 통산 300세이브 고지에 오른다. 그러나 기록에 대한 욕심은 버린 지 오래다. 임창용은 "300세이브에 대해서 스스로 의미를 크게 두진 않겠다"고 했다. 컵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곧바로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공을 던지기 위해서는 수술 뒤에 따르는 힘든 재활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임창용은 "세이브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컵스에서 보직이 마무리 투수로 정해져야 하고 그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동료들과 경쟁을 통해 그 기회를 잡는다면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이너리그로 떨어지지 않고 팀에 남아 있는 게 중요하다. 임창용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되는 게 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임창용도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다 보면 일을 그르치기 쉽다.
임창용은 애리조나에서 재활하는 동안 후배 투수 류현진(LA 다저스)과 야구선수로는 후배지만 메이저리그에 먼저 진출한 타자 추신수(신시내티 레즈)와 만남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임창용은 "아무래도 같은 지역에서 스프링캠프와 시범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적어도 한 번은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임창용은 자신이 경기에 나서지는 않지만 시간이 된다면 류현진과 추신수의 경기를 지켜볼 생각이다.
임창용은 새로운 도전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지만 한 가지 걱정이 있긴 하다. 임창용은 "지금 당장 고민할 문제는 아니겠지만 구속에 대한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150km는 나와야 빅리그에서 버틸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재활 후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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