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17일 오후 김시진 감독과 계약해지를 전격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장석 대표이사가 직접 만나 (계약해지에 대해) 이야기를 전달했고 김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당초 이날 오전 김 감독에게 계약해지를 먼저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단 관계자는 "이 대표가 먼저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고 오후 시간에 서울 시내 모처에 있는 호텔에서 만나 얘기를 전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이 남은 사령탑을 시즌 중 교체하거나 경질할 경우 '자진사퇴' 또는 '총감독' 등으로 2선 후퇴시키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넥센은 그런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는 이 대표의 평소 업무 스타일대로 '정공법'을 선택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은 다른 7개 팀들과 견줘 차이점이 있다. 든든한 모기업을 배경으로 한 다른 팀들과 달리 넥센은 구단 자체가 '야구기업'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대표이사가 전권을 갖고 선수 선발과 이적, 코칭스태프 조각 등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대표는 김 감독을 사실상 해임하는 데 둘러가는 길 대신 직선주로를 골랐다.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이 끝난 뒤에 발표하는 방법도 고려해봤지만 모양새가 더 좋지 않은 것 같았다"며 "차라리 팬들로부터 비난을 더 받더라도 지금 계약해지 통보를 하는 게 오히려 김 감독에 대한 예우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물러남에 따라 넥센의 차기 사령탑 선정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구단 관계자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셈"이라며 "점찍어 놓은 인물은 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김 감독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하고 이를 전격 발표한 이유도 후임 감독 선임 작업을 빨리 서두르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이 자리에 있는 상황에서 후임감독 선임을 추진한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느냐. 차라리 깨끗하게 다시 시작하는 게 나은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넥센 구단은 김 감독에게 남아 있는 계약기간에 따른 연봉을 모두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구단의 2대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2011년 3월 연봉 3억원에 계약기간 3년을 조건으로 2014년까지 연장 계약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