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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감독, 현대-히어로즈와 함께한 '고난의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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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넥센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54)이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이로써 김 감독은 현대 시절부터 올 시즌까지 5년째 잡고 있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올 시즌이 김시진 감독이 넥센과 3년 재계약한 첫 시즌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지난해 히어로즈 구단은 김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신임을 밝히며 시즌 중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17일 넥센 구단이 전격적으로 김 감독과 계약해지를 했고, 결국 김 감독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김 감독은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의 감독으로 취임하며 첫 사령탑에 올랐다. 2006년 현대는 페넌트레이스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미 구단의 지원은 예전만 못하던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2007년 LG로 떠난 김재박 감독의 뒤를 이어 팀을 맡았다. 구단 매각이 결정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팀을 잘 추스렸지만 첫 해 순위는 6위에 그쳤다.

2008년부터 현대라는 구단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서울에 새로운 연고를 얻었고 초대 사령탑으로 이광환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이후 주축 선수들을 대거 현금 트레이드 시키며 전력은 약해질 대로 약해졌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다른 구단들과는 달리 독자적인 수익원을 창출해 구단을 운영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시진 감독은 이광환 감독이 물러난 2009년부터 히어로즈의 지휘봉을 잡아 2011시즌까지 3년 간 6위-7위-8위의 하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할 말은 있었다.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구단도 이해를 했다. 지난해 팀 성적이 최하위에 그치고 있었음에도 3년 재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긴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성적은 부진했지만 유망주들을 키우는 능력은 김시진 감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히어로즈 구단이 김 감독을 마음에 들어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김 감독이 능력을 십분 발휘해 유망주들을 길러내다 보면 언젠가는 강팀이 돼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는 그런 판단이 들어맞는 듯했다. 넥센은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순위는 6위까지 곤두박질쳤다. 6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구단이 '이제는 성적을 내야 할 때'라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하위권에만 머물렀지만 능력만큼은 인정받았던 김시진 감독. 부진한 성적은 결국 5년간 잡고 있던 손때 묻은 지휘봉을 갑작스럽게 내려놓게 만들었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이 될 뻔했지만, 고생만 하다 떠나는 모양새가 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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