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올 시즌 팀 선발진에서 든든한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나이트는 지난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동안 9피안타 3실점(2자책점)했으나 상대 타선을 잘 요리하면서 팀의 7-3 승리에 발판이 됐다. 그는 이날 승리투수가 되면서 10승을 채워 지난 2009년 한국 프로야구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 달성에 성공했다.
나이트의 피칭은 지난 11일 목동 한화전에서 다시 한 번 빛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넥센은 4연패로 가라앉아 있었다. 광주구장에서 치른 KIA 타이거즈와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준 넥센은 10일 한화를 상대로도 지는 바람에 연패를 끊지 못하고 있었다.
넥센은 올 시즌 들어 5연패를 당한 적이 한 차례도 없었는데 만약 11일 경기마저 내준다면 연패는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나이트가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그는 이날 한화 타선을 상대로 9이닝을 홀로 책임졌다. 112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팀 연패도 끊어냈고, 지난 7월 2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전 완투패(1-3패)의 개인적 아쉬움도 털어냈다.
특히 나이트는 이날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내주지 않는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두면서 시즌 11승째(3패)를 거둬 더욱 빛났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무엇보다 볼넷을 내주지 않은 부분이 고무적"이라고 나이트의 호투를 평가했다.
김 감독은 선발, 중간, 마무리 투수 모두에게 '볼넷을 줄이라'고 강조한다. 나이트는 10승째를 올렸던 LG전에서는 볼넷 4개를 상대에게 허용했다.
김 감독은 "팀에 부임하고 난 뒤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선수는 나이트가 처음"이라며 "기대에 걸맞은 투구를 보였다"고 칭찬했다.
나이트는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두 시즌을 뛴 뒤 지난해 넥센으로 옮겼다. 그는 2011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7승 15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다.
개인성적만 놓고 본다면 나이트는 재계약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나이트에게 기회를 줬다. 나이트의 경험과 제구력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나이트는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았다"며 "그러나 상태만 나아진다면 충분히 제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봤다"고 했다.
김 감독은 2011시즌 나이트가 정규시즌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올랐던 10월 2일 한화와 경기가 끝난뒤 "재활에 신경을 쓰라"고 주문했다. 김 감독은 나이트에게 "무릎이 나아진다면 한 시즌 더 함께 갈 수 있다"고 얘기했다.
나이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무릎 상태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김 감독도 트레이너와 함께 이메일 등을 통해 매일 나이트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그 전까지 나이트는 무릎 때문에 다른 투수들이 실시하는 정상적인 러닝을 소화하기가 버거웠다.
김 감독은 "나이트가 처음 팀에 왔을 때 스프링캠프에서 보니 러닝 대신 사이클 훈련을 주로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아픈 무릎이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나이트에게 재계약과 관련해 선수에게 먼저 믿음을 줬다. 조급증을 버리고 무릎상태가 좋아지기를 기다렸다. 나이트는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1년 전과 달리 열심히 러닝훈련을 소화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현재까지 거둔 승수, 팀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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