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마무리' 바티스타의 '불쇼'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한화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첫 3연승을 거둔 한화는 7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히며 꼴찌 탈출의 희망을 키웠다.
그러나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진땀 승부로 몰고간 것은 한화로선 불만스러운 부분. 4-0으로 앞서던 8회말. 선발 양훈이 2사 1,2루 상황을 만들어 놓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바통을 이어받은 투수는 외국인 마무리 바티스타였다.
바티스타는 첫 타자 박병호를 상대로 초구 시속 152㎞짜리 직구를 몸쪽으로 찔러넣었다. 그러나 가볍게 돌아간 박병호의 배트는 타구를 좌측 담장 너머로 넘겨버렸다. 4-3, 턱 밑까지 추격하는 스리런 홈런. 충격의 홈런을 맞은 바티스타는 이후 강정호에게 볼넷, 강병식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다행히 급히 구원 등판한 안승민이 지석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안승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둔 한화지만 찝찝한 뒷맛을 씻을 수가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티스타는 지난 25일 넥센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도 4-2로 앞서던 8회말 등판해 1이닝을 잘 넘긴 뒤 9회말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당시에도 한화는 연장 끝에 5-4 진땀승을 거뒀으나 바티스타의 불안한 투구로 자칫 승리를 날릴 뻔했다.
이날 경기까지 올 시즌 바티스타의 성적은 18경기 등판 1승 2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이다. 18.2이닝을 던지며 11자책점을 기록했다. 블론세이브는 2번. 무엇보다 사사구가 21개에 이른다. 마무리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성적이다.
바티스타 뿐만이 아니다. 한화는 올 시즌 불펜의 필승조로 생각했던 송신영과 박정진이 모두 부진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송신영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 중이고, 박정진은 1승 2패 3홀드에 평균자책점이 무려 13.50에 이른다. 불펜에 믿고 맏길 투수가 없을 정도다.
그나마 선발로 나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불펜으로 돌아선 안승민이 힘이 되고 있는 것이 위안거리다. 안승민은 26일 경기에서도 선발 유창식에 이어 등판해 1.1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고, 이날 역시 위기 속에 등판해 세이브를 따냈다.
시즌 첫 3연승을 거두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한화. 그러나 불펜진의 불안한 모습에 깊은 고민을 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바티스타가 3일 연속 등판에 지쳤던 것일 뿐이라고 믿고 싶은 한화 이글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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