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 투수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고 있는 소노카와 인스트럭터가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바로 '투수들에게 볼 스피드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롯데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지바 롯데의 소노카와 가즈미 기술코치를 투수 인스트럭터로 초빙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지바 롯데 투수 코치를 시작으로 올 시즌까지 기술코치를 역임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양성한 명코치.
롯데 구단은 선수단 내 분위기 전환과 기술향상을 위해 인스트럭터를 영입했고, 소노카와 코치는 1월 중순 사이판 전지훈련부터 롯데에 합류해 지금까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현재는 투수들의 문제점 지적과 함께 비디오 분석까지 하는 등 롯데의 스프링캠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한 달 이상 롯데 투수들을 지켜본 소노카와 인스트럭터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전체적으로 좋은 투수들이 많다. 아직 젊은 투수들이 많아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싱긋 웃었다. 물론 정식 코치가 아닌 사람이 취재진에게 나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고, 또 일본인의 특성상 속칭 '립서비스'가 강한 것을 감안해도 롯데팬들에게 듣기 싫은 말은 아닐 터.
그런데 기자가 '캠프에서 현재 140km 이상을 던지는 투수가 없다'는 말을 하자 소노카와 인스트럭터는 정색을 했다. 그는 "볼스피드가 전부가 아니다. 스피드에 구애받을 필요는 전혀 없다, 컨트롤과 변화구도 중요하다"며 "(프로선수라면)스피드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톤도 높아졌다.
이는 행여나 투수들이 현 시점에서 구속을 올리기 위해 쓸데없는 힘을 들일까봐 걱정스러워 하는 말이다. 또 평소 생각하고 있던 명투수의 조건에 '스피드'는 없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몇몇 선수들은 자신의 구속에 신경을 쓰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체크되는 구속은 곧바로 사령탑에게 보고되고, 경쟁에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선수들로서는 마운드에 오르면 어깨에 더욱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구속 역시 투수들의 현 몸상태를 파악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노카와 인스트럭터의 발언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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