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정대현(롯데)의 수술로 현재 롯데 불펜진은 비상이 걸렸다. 양승호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때부터 "김사율, 정대현, 강영식, 이명우의 불펜 확정을 제외하고는 정한 것은 없다"고 언급해왔는데, 그 축이 되는 선수 한 명이 생각지도 못하게 빠져버린 것이다.
정대현은 지난 21일 오사카의 병원에서 왼무릎 내측 연골 수술을 받았다. 아무래도 언더핸드 투수인 탓에 피칭시 축이 되는 곳이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기어이 부상으로 연결됐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롯데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검진 결과 충분히 재활 후 피칭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마운드에 등판해 공을 뿌릴 수 있는 시기까지 포함해 3개월 가량을 재활기간으로 잡았다.
사실 롯데 측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SK 시절부터 관리를 해가며 등판한 이력이 있는 정대현을 수술대에 올리는 것은 자칫 큰 모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리를 하면서 필요한 시기에 잠깐씩 기용하는 방법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였다. 장원준, 이대호 등 투타 주축의 이탈로 팀전력을 새로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FA 영입한 리그 수준급 불펜투수의 공백은 영 마뜩지 않다.
하지만 롯데는 과감히 수술을 권유했고, 정대현도 이를 수긍하며 수술대에 올랐다. 결국 '여왕벌'의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 합류는 무산된 셈이다.
왜일까. 이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정대현의 정상적인 등판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당장 4월 개막에 맞추기보다는 확실히 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것이 좋고, 그 기간이 3개월 정도면 충분히 기다려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전력 재구성으로 시즌 초 다소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럴 바에야 일찌감치 수술을 해 부상을 완치시키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정대현의 상태를 지켜본 이진오 트레이너는 "3개월 정도면 충분히 돌아올 수 있다. 마운드에 서기까지 기간이 3개월"이라며 "구단 측에서 밀어붙여 수술을 시켰다고 봐야 한다. 연골 부분이라 나으면 공을 던지는 데도 문제없다. 빠르면 5월말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대현의 수술로 불안감에 휩싸였지만, 롯데는 미래를 위한 판단을 내렸다. 과연 예상대로 정대현은 필요한 시기에 나타나 팀 마운드에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어차피 벌어진 일(부상)이라면, 현 상황에서 정대현의 수술 선택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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