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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 두산 만년 유망주 노경은, 생애 첫 PO 출전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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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우완투수 노경은(25)이 프로 데뷔 7년만에 처음으로 가을잔치에 초대되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상을 당한 니코스키(36, 좌완)와 임재철(33, 외야수)을 대신해 왼손 투수 지승민(31)과 함께 노경은을 SK와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노경은과 지승민은 6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피닉스 교육리그 참가 명단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일 엔트리 발표 당일 부산에서 준플레이오프를 마치고 이동한 김경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잠실야구장에 도착한 직후 선수 교체를 결정했고, 이를 프런트로부터 전해들은 노경은은 뜻밖의 소식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원래 저는 교육리그 첫 경기 선발로 던질 예정이었어요. 거기에 맞춰 컨디션 조절 중이었는데 갑자기 이게 뭔 일이래요?" 동료와 선후배 선수들로부터 축하한다는 말을 들은 노경은은 소감이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의외로 기쁨 반 아쉬움 반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당연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건 영광스럽고 좋죠. 하지만 지금 제게 더 도움이 되는 건 일본을 가는 게 아닌가 싶네요. 부족한 게 많아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고...(잠시 머뭇거리다가) 정규시즌이라면 좋을텐데, 아마도 제가 등판하는 일은 거의 없지 않겠어요? 10점 이상 이기고 있으면 모를까. 아니 그렇다고 해도 제가 던질 일은 없을 거 같아요. 혹시 10점 이상 지고 있으면 가능할 거 같은데 우리 팀이 그럴 일은 없을 거구요.(웃음)"

혹여 큰 점수 차로 뒤지고 있다고 해도 김경문 감독은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자신을 마운드에 세우는 일은 없지 않겠냐며 슬며시 자신을 낮췄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넣을 땐 그만한 활용가치가 있어서가 아니겠냐며 기자가 말꼬리를 잡자, "그렇다면 정말 고맙고 또 감사해야 할 일이죠. 그런데 적응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라며 여전히 걱정이 가시지 않는 눈치였다.

성남고 시절 청소년대표로 발탁되는 등 최고 우완투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3년 두산에 1차 지명돼 3억5천만원의 거액의 계약금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그가 프로에서 보여준 성적은 초라하다. 군 입대 2년 공백을 제외하면 횟수로 프로 생활 5년이지만 총 66경기에 출전, 6승8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한 것이 1군 성적의 전부다.

노경은은 올 시즌 초반 간간이 중간투수로 등판하다가 어렵사리 선발 기회를 얻었던 7월 3일 LG전에서 3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내주는 등 5실점을 한 뒤엔 줄곧 2군에 머물렀다.

"항상 스프링캠프 전후엔 컨디션이나 볼이 다 괜찮았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죠.(웃음) 작년에 교육리그에서도 의외로 잘했고 다들 저보고 국제용이라고 불러요. 정작 1군에서 잘해야 하는데..."

작년 10월 피닉스 교육리그에서 노경은은 센트럴리그 우승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선전,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상대 타선이 거의 주전급이었기에 그 결과는 더 값졌고, 그 날 이후 그의 1군 무대 진출은 가까운 듯 보였다. 그렇지만 올 시즌 그의 성적은 9경기 등판해 2패 4.50의 평균자책점. 예년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노경은의 5년간 기록을 살펴보면 탈삼진보다 볼넷의 숫자가 더 많다. 일단 정면승부를 걸지 못하는 배짱이 부족하고 결정구도 확실치 않다. 무엇보다 컨트롤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점은 1군 재목감으로는 불충분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고교시절부터 140km대 중반의 볼스피드를 넘나드는 파이어볼러지만 제구 난조와 마인드 컨트롤이 안돼 허덕이며 한 해 한 해 선수생명을 이어가기에 급급한 상태다.

노경은은 그나마 최근엔 감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며 희망적인 전망을 전했다. "월드컵 대회에 다녀와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덩치 큰 외국 타자들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면서 제 볼이 통한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제38회 야구월드컵에서 손승락(27, 경찰청) 김희걸(28, 상무) 등과 나란히 선발진으로 활약했던 노경은은 비록 승수는 챙기지 못했지만 선발로 나선 캐나다전과 베네수엘라전에서 각각 6.2이닝, 5이닝 동안 2자책점만을 허용하며 호투했다. 야수들의 실책이 이어지면서 승리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후회없는 경기였다고 했다.

가을잔치의 주인공을 향해 박수를 쳐주는 '덕아웃 응원단'으로 끝나든, 아니면 기회를 얻어 마운드에 오르든 간에 개인적으로 큰 공부가 될 것 같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에 기대감을 보였다.

26명의 엔트리에 필요하지 않은 선수를 넣는 어리석은 감독이 있을까? 노경은이 해야 할 몫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것이 무엇이든 해내야 하는 것이 또한 프로인 그의 임무일 것이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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