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가을 야구를 이끌어갈 좌완투수가 최종적으로 가려졌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무대는 아니지만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다시 한 번 넘어야할 산 SK를 플레이오프서 만났다. 강력한 좌타자들이 즐비한 비룡군단을 넘기 위해 김경문 감독이 선택한 좌완카드는 금민철, 세데뇨, 지승민이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좌완 기근에 시달리면서 불만족스러움이 많았다. 시즌 내내 고민을 토로하면서 한숨을 내쉬던 김 감독은 용병 좌완 세데뇨, 니코스키의 영입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고, 선발진의 부진까지 겹치며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 만큼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시킨 3명의 좌완 투수가 김 감독으로서는 일종의 승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경문 감독은 SK와의 일전을 앞두고 좌완 지승민을 새로 불러올렸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투구폼을 바꿔 던지다 왼쪽 어깨 통증이 찾아온 니코스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시즌 중 포수 채상병을 삼성에 보내고 맞트레이드를 통해 보유하게 된 지승민이기에 결과적으로 두산으로서는 다행스런 일이다.
어쨌든 니코스키의 공백은 지승민으로 대체하면서 3명의 좌완 투수 골격을 유지하게 됐다.
시즌 내내 볼넷 남발로 진땀을 흘린 금민철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호투하며 새롭게 거듭나 SK와의 1차전 선발 등판의 중책을 맡았다. 세데뇨와 지승민은 계투진에 투입,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에 따라 일정 이닝을 소화토록 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좌완의 활약이 중요한 것은 SK의 좌타자 라인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 예상 선발 엔트리 중 주장 김재현을 비롯해 박정권, 박재상, 조동화 등 4명이 좌타자들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에 빛나는 김재현, 올 시즌 팀내 홈런 1위에 오른 박정권, 꾸준하게 맹활약해준 박재상에 '가을 동화'로 불리는 조동화까지. 이들은 어느 한 명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타자들이다.
김 감독으로서는 이들의 봉쇄가 '복수'의 핵심 키워드이며, 결국 좌투수들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금민철, 세데뇨, 지승민을 추려낸 셈이다.
정규시즌에서는 제 역할을 못해줬지만 과연 결정적인 상황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이들 3총사가 두산의 '좌완 로망'을 충족시켜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