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33, 요미우리)의 거듭된 부진에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실망하고 화가 났다.
지난 3일 요미우리-지바롯데간의 인터리그 2차전은 연장 12회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1-1 무승부로 끝났다. 요미우리는 지난달 30일~31일 세이부전과 2~3일 지바롯데전에서 내리 연장전을 벌여 구단 사상 처음으로 4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렀다. 지난 1966년 이래 두 경기 연속 무승부이기도 했다.
또 요미우리는 올 시즌 들어 8차례 연장전을 치른 가운데 단 한 차례(2패6무)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라 감독의 심기가 불편할 만했던 이날 경기에서 이승엽은 한 타석만 들어선 후 교체됐다. 2회초 무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이승엽이 파울플라이로 물러나자 하라 감독은 2회말 수비 때 곧바로 이승엽을 빼버렸다.
이승엽이 경기 중, 그것도 한 차례 타격 결과로 교체된 것은 물론 지독한 슬럼프 때문이다. 이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함으로써 이승엽은 29타석 연속 무안타의 기나긴 타격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같은 이승엽의 타격 부진이 팀 전체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하라 감독이 충격요법을 구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4일자 보도에서 "이승엽의 도중 교체는 호랑이로 변한 하라 감독의 전술"이라고 표현했다. 하강세에 빠진 요미우리 타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2가지 불안요소를 지적했는데, 그 중 하나가 29타석 무안타에 그친 이승엽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승엽이 벤치의 작전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교체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닛칸 스포츠'는 "하라 감독은 2회 무사 1루, 볼카운트 0-2에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이승엽을 즉각 벤치로 불러들였다. 29타석 무안타로 팀 빈타의 주범이 된 이승엽에게 빠른 처단을 내렸다"면서 "이승엽이 범타를 때리기 직전, 3루 코치는 '히트 앤 런' 사인을 냈다. 그러나 이승엽은 한 번 내보낸 사인을 간과했다. 이로 인해 벤치에서는 이승엽의 집중력이 결여됐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하라 감독이 경기 후 이승엽의 교체 이유에 대해 "워밍업이 부족했다. 철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보면 이승엽에 대해 뭔가 서운한 면이 있었고, 그것이 작전 지시를 수행하지 못한 데 대한 문책성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승엽은 이같은 작전 지시와 관련된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노코멘트 하겠다. 몸상태는 문제없다. 파울 플라이? 힘껏 스윙하는 바람에..."라고만 대답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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