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안 맞나?'
지난 2일 열린 요미우리-지바롯데의 인터리그 경기. 이날도 이승엽(33, 요미우리)의 얼굴에서는 미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승엽은 이 경기서 5타석 3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 6경기 28타석 연속 무안타의 부진을 이어갔다. 이는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을 당시의 16타석(4월22일~4월30일) 연속 무안타를 훨씬 뛰어넘는 부진이다. 한때 3할3리까지 올라갔던 타율도 2할5푼으로 떨어졌다.
이승엽은 첫 타석에서 까다로운 지바롯데 '잠수함' 선발 와타나베로부터 볼넷을 골라내 뭔가 실마리를 풀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에서 잘 맞은 라이너 타구가 3루수 이마에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가자 아쉬움에 배트를 걷어차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유격수 옆으로 가야 하는 거의 안타성 타구가 3루수(이마에)에게 잡히자 이승엽은 무척 아쉬워했지만,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이승엽을 포함한 요미우리 좌타자들이 낭패를 본 지바롯데의 '수비 시프트'에 초점을 맞춰 자세히 보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3일자 보도에서 '발렌타인 감독, 깜짝 전술 연발'이란 코너를 따로 만들어 "이승엽과 오가사와라의 타석 때 3루수가 유격수 위치에, 유격수는 2루베이스 바로 뒷편에 배치됐다"며 이를 발렌타인 감독의 좌타자용 수비 시프트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승엽과 오가사와라는 이날 한 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했다.
'스포츠 호치', '산케이 스포츠' 등은 상대의 수비 시프트에 걸려 3루수 라인드라이버로 물러난 이승엽이 배트를 차면서 아쉬움을 달랜 장면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일본 현지방송에선 "이승엽이 등장하면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감행했다. 교류전에서 와타나베를 상대로 유일하게 홈런을 때려냈고, 또 지바롯데전에서만 3홈런을 치고 있는 이승엽에게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 사인이 내려졌다"고 해설했다.
현역시절 '대마신'으로 불리며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야구 평론가 사사키 씨도 "경기 결과는 양 팀이 0-0(연장12회)으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전략적인 차이가 난 경기였다"고 이승엽 등 요미우리 좌타자들이 지바롯데의 수비 시프트에 당했다고 촌평했다.
이승엽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괴롭다. 빨리 (안타) 1개를 얻고 싶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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