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개막이 2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본선 첫 경기가 6월 18일 스웨덴전이니 더 여유가 없어졌습니다.
신태용호의 러시아 베이스캠프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은 12일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 순간부터 긴장감은 높아지고 여유도 사라집니다. 모든 것이 월드컵 본선에 맞춰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거나 긴장하면 놓치는 것이 많아집니다.
이 때문에 지난 4일 신태용호는 사전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인근 레오강에 입성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최대한 본선에 맞는 몸을 만들고 분위기를 잡아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레오강은 알프스 산자락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평균 고도가 788m라네요. 우리로치면 평창에 있는 셈입니다. 잘츠부르크에서는 1시간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인구 3천명 정도가 산개해 거주하는 작은 관광 도시입니다. 겨울철에 주로 여행객들이 몰려들어 현재는 비수기입니다. 알프스 설산도 보입니다.
나름 좋은 기운이 있는 훈련지입니다. 대표팀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크랄러호프 호텔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던 러시아대표팀이 활용해 4강 진출의 전진 기지였습니다.
신태용호도 최대한 외부와 격리된 곳에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첫 원정 월드컵 16강이 달성됐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사전캠프지와 비슷합니다. 당시 대표팀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인근 노이슈티프트를 사전캠프지로 택했습니다.
노이슈티프트는 '무적함대' 스페인이 유로 2008을 앞두고 전초기지로 활용했고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곳입니다. 오스트리아가 괜히 전훈지로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죠. 당시 노이슈티프트에서 취재했던 조이뉴스24는 사방이 녹색인 환경에 많이 놀랐습니다. 높은 건물 하나 없는 집중하기 정말 좋은 환경인 거죠.
당시 한국은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곽태휘(37, FC서울)가 부상으로 낙마하며 0-1로 졌습니다. 스페인에도 0-1로 패했구요. 국내 평가전에서 에콰도르에 2-0, 일본 원정에서 2-0으로 이겼지만, 오스트리아로 넘어와서는 아깝게 졌습니다.
그래도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본선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니 말이죠. 노이슈티프트는 알프스산맥에 막힌, 퇴로가 없는 곳이라 선수들의 집중력은 최상이었습니다. 선수들은 서로 경기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8년이 지난 현재, 레오강도 일단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다만, 레오강은 고립된 도시가 아닌, 잘츠부르크와 인스브루크를 잇는 중간 도시라 차량 통행도 꽤 잦고 마을도 여러 곳에 형성된. 나름 번화했습니다.
그래도 산책하며 마음을 다스리기에는 적격인 도시입니다. 선수단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합니다. 신 감독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선수단 버스 대신 자전거를 택해 훈련장까지 왔더군요. "힐링 되지 않느냐"는 것이 신 감독의 말입니다. 차두리 코치도 "숙소까지 뛰어가야겠다"며 의욕을 보이더군요.
여러 가지 여건은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남은 것은 선수단이 얼마나 레오강에서 분위기를 만드느냐죠, 레오강은 신태용호에 기회의 땅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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