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컨디션은 100%입니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나긴 부상의 늪에서 빠져나와 드디어 1군에 등록된 첫 날,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의 표정은 더할 나위없이 밝고 또 진지했다.
앞서 김한수 삼성 감독이 그의 1군 콜업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참이었다. 김 감독은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2017 "투수 쪽에서 한 명을 내리고 타선에 힘을 보태기 위해 박한이를 1군으로 올렸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1군에 올라온 장필준이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무실점투를 이어가며 마운드에 힘이 생겼다. 이에 따라 폭발력에 애를 먹고 있는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박한이를 콜업한 것. 그는 이날 경기에서 7회 다린 러프의 대타로 출전해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묘하게 지난 시즌과 겹친다. 지난해에도 리그 초반을 부상으로 날린 박한이다. 그러면서도 타율 3할1리 105안타 14홈런 69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삼성 타선의 중심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또 다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는 지난해 10월, 오른쪽 무릎 반월판 손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오랫동안 재활에만 매진했다.
입단 16년차인 그는 부상 탓에 사상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에도 불참했다. 대신 경산 볼파크에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감각을 조율하며 부상 회복에 집중했다. "11월 중순부터 재활을 했다. 하체 강화에 주력했다. 내 몸이 버틸 수 있는 만큼은 했다"는 박한이의 말에서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몸무게도 3~4kg 정도 감량했다. 힘이 부족할 것 같아 더 이상 감량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이내 "컨디션은 좋다"고 호쾌하게 말을 이어갔다. 부상 부위의 통증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한이는 "공격과 수비에 문제가 전혀 없다. 컨디션도 좋다. 안 좋다면 (김한수 감독이) 날 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다면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지난 시즌까지 16시즌 연속 세 자리수 안타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그다. 이 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양준혁(16시즌 연속)과 박한이 뿐이다. 일본 프로야구(NPB),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보기 드문 기록이다. 자연스레 17시즌 연속 세 자리수 안타에 욕심이 날 법하다.
그러나 박한이는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잘라 말했다. "100안타는 경기에 뛰다보면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열심히 했는데 안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단지 야구를 즐기고 싶다. 재밌게,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후배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내 역할을 해낼 것이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며 올 시즌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은 올 시즌 그 어느때보다 사나운 봄을 보내고 있다. 투타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박한이의 복귀는 '천군만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준비를 마친 '레전드'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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