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제 번트가 흐름을 바꿨다니까요."
LG 트윈스의 내야 블루칩 양석환(25)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농담이 잔뜩 묻어난 말이었지만 틀린 말도 아니었다
양석환은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0-0으로 맞선 4회말 1사 1루에서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아쉽게 타구가 투수에게 잡혀 양석환은 1루에서 아웃됐지만, 2사 2루 찬스가 이어져 유강남의 선제 결승 투런포가 나올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다음날, 4차전을 앞둔 17일 잠실구장. 양상문 감독은 양석환의 플레이를 두고 "정규시즌 때 안 나오던 플레이가 나오고 있는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소극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선수들 스스로 흐름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양석환도 의기양양(?)했다. 번트 상황을 묻는 질문에 "번트가 흐름을 바꿨다. (유)강남이 홈런 치라고 댔다"며 "내가 병살을 쳤으면 경기가 어떻게 됐을 지 모른다"고 해맑은 얼굴로 말했다.
이어 양석환은 "비가 와서 번트 수비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 시도했다"며 진지한 설명도 덧붙였다.
유강남의 홈런으로 2-0의 리드를 잡은 LG는 결국 4-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나갔다. 3차전 MVP는 결승 홈런의 주인공 유강남이었지만, 양석환의 번트도 승리에 한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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