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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불운과 실책, SK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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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올해 한국시리즈의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린 5차전을 삼성이 승리로 장식했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진 접전이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세밀하지 못한 플레이가 잇따라 나온 SK는 아쉬움을 삭혀야 했다. 이번에도 초반 선취점을 얻은 팀이 마지막에 웃었다. 삼성의 2-1 승리.

◆1회말 뜻밖의 폭투가 삼성에 선취점을 안겼다. 기온이 뚝 떨어진 늦가을 날씨에 몸이 덜풀린 SK 선발 윤희상은 1회말 위기에 빠졌다. 정형식과 이승엽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1사 1,3루. 점수를 주지 않으려는 강박관념에 지나치게 긴장한 윤희상은 최형우 타석 때 커브를 구사하다 그만 공이 포수 조인성 뒤로 빠졌다. 이 때 정형식이 홈을 밟아 0-1. 계속된 2사 2루서도 윤희상은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낸 순간 재차 폭투를 범했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SK는 3회말 엉성한 수비로 추가점을 내줬다. 1사 후 이승엽의 우전안타, 이어진 최형우의 연속 안타 때 우익수 임훈이 공을 잡다가 놓쳤다. 이 틈을 타 이승엽은 3루까지 내달렸다. 계속된 1사 1,3루에선 '수비의 귀재' 유격수 박진만이 실책성 플레이에 한숨을 내쉬었다. 전진 수비한 박진만은 박한이의 유격수 땅볼을 잘 잡았다.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그는 홈으로 쇄도하는 이승엽을 노리려 했지만 강하게 글러브에 박힌 공이 제 때 빠지지 않았다. 결국 홈송구 타이밍을 놓친 박진만은 1루로 던져 타자 주자만을 잡았고, 이승엽은 유유히 홈을 밟았다. 2-0 삼성의 리드. SK로선 운이 없었다.

◆SK의 불운은 4회초에도 이어졌다. 박재상, 최정의 연속 내야안타에 이은 이호준의 우전 적시타로 1-2로 따라붙은 다음에도 무사 1,2루의 기회가 계속됐다. 후속 박정권은 정석대로 희생번트를 시도했지만 3루 쪽으로 굴러가던 공은 과감하게 대시한 3루수 박석민에게 걸려들었다. 박석민은 지체 없이 3루로 공을 뿌렸고, 2루 주자 박재상을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주자 진루에 실패한 SK는 이어진 2사 1,3루에서 박진만 타석 때 이중도루 시도를 하다 3루 주자 이호준이 포수와 3루수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려 허망하게 죽었다. 1루 주자 김강민이 2루를 훔치는 순간 이호준은 삼성 배터리의 방심을 노리고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삼성 포수 이지영이 2루가 아닌 3루로 공을 뿌리면서 황금 찬스를 날리고 말았다.

◆SK에게 이날 가장 큰 찬스는 7회초였다. 선두 이호준이 우월 2루타를 쳐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후속 박정권은 이번에도 3루쪽으로 희생번트를 댔다. 공을 잡은 3루수 박석민은 4회와 마찬가지로 3루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김상수를 향해 공을 던지려 했다. 그러나 타이밍이 늦은 걸 직감한 2루주자 이호준은 3루가 아닌 2루로 귀루했고, 무주공산이 돼 베이스를 지키는 수비수가 없었던 2루에서 유유히 살았다. 2루수 조동찬 역시 1루 커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무사 1,2루. 최소 동점 내지 역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SK 하위 타선은 너무도 무기력했다. 김강민과 박진만이 급히 투입된 삼성 셋업맨 안지만에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고 대타 이재원은 힘없는 유격수 땅볼로 공격을 마쳤다. 삼성은 최대 위기를 넘기자 8회 2사 뒤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했다. SK로선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SK는 9회말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선두 최정이 오승환으로부터 중월 3루타를 쳐내 꺼져가던 불씨를 확 살렸다. 그러나 믿었던 이호준이 유격수 땅볼에 그치더니 박정권의 볼넷으로 조성된 1사 1,3루에선 김강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후의 보루였던 박진만마저 오승환의 돌직구에 꼼짝 없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막을 내렸다.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내준 SK로선 말이 나오지 않는 경기였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 전 "긴장하지 말고 현재의 상황을 즐기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2승 뒤 2패로 쫓기는 상태에선 선수들을 다그쳐봐야 역효과만 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리즈 들어 첫 4번타자로 나선 최형우도 "우리는 최고이고, 이기는 게 당연하다. 모든 면에서 SK에 비해 우위에 있다. 긴장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오승환은 대구 2차전 당시 "모든 수치에서 우리는 시즌 1위에 올라 있다. 긴장하거나 겁먹을 이유가 없다.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우승은 우리의 차지"라고 말했었다.

이런 삼성 선수단의 자신감과 여유는 결국 가장 긴박한 순간 보이지 않는 자산으로 돌아왔다. 시리즈의 향배를 가를 수도 있는 5차전을 힘겹게 승리한 삼성은 통산 6번째 우승을 눈앞에 뒀다. 반면 가장 중요한 순간 폭투와 실책성 플레이, 무기력한 공격으로 일관한 SK는 남은 2경기를 다 이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가을 야구'는 결국 부담감을 내려놓고 즐길 줄 아는 팀이 미소를 짓게 돼 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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