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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줄줄이 탈락…한국육상의 냉엄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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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지난 27일 저녁 4만여명이 가득찬 대구 스타디움에서 개막식을 갖고 공식 출발을 알렸다. 9일 동안 역대 최대규모인 205개국 2천여명의 선수가 대회에 참가, 47개 종목에서 그 동안 갈고 닦았던 기량을 겨루게 된다.

한국도 개최국으로서 당당히 대열에 섰다. 하지만 '육상약소국'인 만큼 일단 '10개 종목에서 10명의 결선진출자를 배출하자'는 10-10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대회를 맞았다.

대회 이틀째, 한국선수들의 결과는 처참하다. 첫날이었던 27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 여자마라톤을 시작으로 100m, 멀리뛰기, 해머던지기, 장대높이뛰기, 110m허들, 포환던지기 등 트랙과 필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종목에서 한국 선수들은 본선, 또는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고 대거 탈락했다.

여자마라톤에서는 김성은, 이숙정(삼성전자), 정윤희, 최보라, 박정숙(대구은행)까지 모두 하위권에 맴돌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김성은(2시간37분05초)이 52명 중 28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나마 메달권으로 관심을 받았던 여자마라톤이었기에 대회 첫 종목의 부진으로 한국육상은 불안하게 출발했다.

아니나다를까, 이후 각 종목에서 출전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세계의 높은 벽에 고배를 마셨다.

'한국 단거리의 자존심'이자 한국신기록 보유자인 김국영(20, 안양시청)은 긴장 탓에 부정출발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실격됐고, '한국 여자멀리뛰기의 여제' 정순옥(28, 안동시청)도 6m18(본인의 한국신기록은 6m76)에 그치며 B조(18명)에서만 14위에 머물며 예선에서 탈락했다. 부상으로 인한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한국의 '해머간판' 이윤철(29, 울산시청)은 68m98을 기록하며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을 넘겼지만 본선진출에는 어림없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녀새' 최윤희는 28일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m40를 뛰어넘어 지난 6월 제6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서 기록한 한국신기록과 타이를 이뤘지만, 결승진출과는 거리가 멀었다.

110m 허들의 최강주자이자 대표팀 주장인 박태경(광주광역시청)도 세계무대의 벽을 절감했다.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출발반응속도 0.159초로 같은 조에서 두번째로 빨리 스타트를 끊었지만, 타 선수들의 폭발적인 페이스를 쫓지 못하고 조 최하위로 들어왔다. 13초83.

또 남자 단거리의 만능선수 박봉고(20, 구미시청)도 남자 400m 1라운드에서 46초42를 기록하며 5위로 통과했지만, 각조 4위안에 들지 못해 나머지 선수들과의 기록경쟁에서 뒤져 준결승 티켓을 놓쳤다.

그나마 조금 자존심을 차린 선수가 여자 100m로 잠시 외유한 정혜림(24, 구미시청)과 경보 20km 김현섭(26, 삼성전자)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허들공주' 정혜림은 지난 27일 100m 자격예선에서 11초77로 조 1위로 본선 1라운드에 진출했지만, 28일 열린 본선 무대서 11초88로 조 6위에 머물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현섭이 그나마 자존심을 살렸지만, 다소 아쉽기도 하다. 28일 오전 남자 경보 20km에 출전한 김현섭은 남자종목에서 유일한 메달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지만 경기 전날 위경련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최악의 컨디션으로 스타트 선상에 섰다. 결국 투혼을 발휘해 1시간21분17초로 6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많은 한국 선수들이 하위권에 머물면서 줄줄이 탈락했다.

사실 한국육상은 세계수준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남녀 멀리뛰기에서 김덕현과 정순옥, 여자 100m허들에서 이연경, 남자마라톤에서 지영준이 우승했고, 은메달 3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이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금7 은5 동13)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대구세계선수권대회서도 메달까지는 아니더라도 결승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10-10' 목표도 그런 기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역시 현실은 냉엄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은 대부분 그 종목에서 한국신기록을 보유한 선수들이지만, 세계무대에서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대표팀 주장 박태경은 "이게 실력이고 현실이다. 내 위치다. 변명은 하지 않겠다"라고 씁쓸한 레이스 소감을 밝히고 돌아섰다.

이제 겨우 대회 이틀째지만, 한국육상은 또 한 번 세계의 높은 벽앞에 무기력하게 돌아서고 있다.

조이뉴스24 대구=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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