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영화 '군함도'의 류승완 감독이 영화의 갈등 구도를 조선과 일본의 선악구도로 만들지 않은 이유를 알렸다.
19일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참석했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류승완 감독은 극 중 서사를 조선인과 일본인의 선악구도로 구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리고 영화를 만든 목적에 대해 답했다. 그는 "군함도를 알리기 위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전달이 잘못된 것 같다"며 "군함도의 역사를 알리는 것이 목적 중 하나였지만 첫 번째 이유는 아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순수하게 군함도의 이미지를 보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안에서 벌어질법한 이야기들이 저를 자극했다. 이 역사성, 의무감, 책무감은 작업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 봐야 정확한 사실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선인들을 그런 식으로 묘사한 것은 그것이 훨씬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해서였다"며 "실제로도 그랬다. 군함도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면서 보니 나쁜 일본인만 있던 것도, 좋은 조선인만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 관련 증언, 기록, 자료들을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결국 국적이 아니라 개인에게 더 포커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말한 류승완 감독은 "이런 시대 배경, 소재를 다룰 때 너무 쉬운 이분법으로 진영을 나눠 접근해 관객을 자극하는 방식은 오히려 왜곡하기 쉬운 모양새라 생각했다"며 "현재 군함도가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실을 가지고도 우리 내부를 돌아보면 비판의 화살이 무조건 일본에게 가야 하는 것이 아니더라. 당시 우리 외교부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생각을 밝혔다.
류 감독은 "일제강점기, 뚜렷하게 제국주의를 가지고 제국에 모든 악을 씌워 다루려 하지 않았다"며 "전쟁의 과정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약해지는지 그리고 나약한 줄 알았던 사람들이 강해질 수 있는지, 과거를 통해 지금을 어떻게 돌보고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지,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만들었다. 무조건 조선인들을 좋게만 그리는 것이 흥미롭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군함도'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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