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에 승격한 도민구단 강원FC의 선수 끌어모으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강원은 20일 '황카카' 황진성(32)의 영입 사실을 발표했다. 이근호, 김승용, 오범석, 김경중, 박선주, 강지용, 문창진, 이범영 등 국가대표급 자원을 대거 수혈했고 공격형 미드필더 황진성까지 선발했다.
황진성은 올해 성남FC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으로 고생했다. 시즌 말미에 회복해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챌린지(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성남의 강등을 이끈 팀이 강원이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2무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앞선 강원이 승격에 성공했다.
당시 황진성은 승강 PO 2차전에서 날카로운 프리킥 골을 넣으며 성남에 잔류 희망을 안겼지만 추가골이 터지지 않아 결국 강등의 고배를 들었다. 황진성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성남은 강원의 공격적인 영입에 별 말 없이 풀어줬다.
황진성은 "강원과 다시 인연을 맺고 입단할 줄은 몰랐다. 내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기회를 준 강원에 감사하다. 나를 강력하게 원한다는 진정성을 느꼈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이적을 결심했다"라며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 강원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황진성은 2014년 벨기에 AFC투비즈를 거쳐 올해 성남에 입단했다.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공격 전개 능력은 여전히 정상급이라는 평가다. 측면 공격수들이 즐비한 강원에 윤활유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패싱력도 좋고 개인 능력도 뛰어나다.
황진성까지 영입한 강원은 균형적인 포지션 보강도 성공했다. 최전방과 측면 공격 모두 가능한 이근호를 중심으로 측면 공격진에 김경중, 김승용, 공격형 미드필더 황진성, 문창진, 수비진 박선주, 강지용, 오범석, 골키퍼 이범영이 자리를 잡았다.
일단 최윤겸 감독이 추구하는 패싱 축구에는 잘 어울리는 영입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대전 시티즌 시절부터 패싱 축구를 다듬었다. 최 감독이 원하는 후보군으로 선수를 선발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강원의 거침없는 선수 영입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한 구단 코치는 "선수단 개편은 신중해야 하다.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승격에 공헌한 선수들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조화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리그가 절반이 지나기도 전에 분위기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강원은 백종환, 정승용 등 승격에 공헌한 선수들의 연봉을 각각 200%, 300% 인상하는 등 집토끼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시각도 있다.선수를 영입해 성적을 내야 관중몰이가 되고 수익도 많아지면서 후원사들의 관심이 더욱 커진다. 자연스럽게 구단 재정 확보도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과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에서 경영 수완을 발휘한 조태룡 대표이사의 방식이 축구판에서도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강원은 1~2명을 추가로 영입하고 이적 시장을 마무리 지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빠른 선수단 구성으로 훈련에 집중해 내년 클래식에서의 생존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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